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 사진제공=한화
한화그룹의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 김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것은 김동관 사장이 처음이다. 사실상 김 사장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가 정립됐다는 평가다.

1년도 안 돼 사장 승진, 배경은?


한화그룹은 최근 단행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통해 한화솔루션 전략부분 대표이사로 김 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으로 입사한 김 사장은 2015년 한화큐셀 상무로 승진한 뒤 이듬해 전무승진을 거쳐 지난해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1월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의 출범과 함께 전략부문장을 맡아왔다.

이번 승진은 부사장에 오른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이뤄진 것이다. 기존에도 경영에는 꾸준히 참여해왔지만 대표이사 자리는 모든 결과에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김 사장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졌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의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으로 평가한다. 한화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주요 사업무분에서 M&A(인수·합병) 등 다양한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어서다. 한화 관계자는 “친환경에너지와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하는 사업재편과 미래사업 발굴을 주도하며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김 사장의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김 사장은 한화그룹 태양광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큐셀’의 전신인 독일 ‘큐셀’ 인수를 지휘한 데 이어 ‘한화솔라원’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4년 한화가 삼성으로부터 방산·석유화학 부문 계열사를 인수하는 2조원 규모의 빅딜을 체결할 당시에도 김 사장이 막후에서 힘을 보탰다는 후문이다. 이를 통해 김 사장은 ‘M&A 승부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부친 김승연 회장의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스타일을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태양광부문의 실적 또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은 3783억원이며 이 가운데 태양광부문인 한화큐셀의 영업이익이 2235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 대부분을 태양광부문이 책임진 셈이다. 올 들어서도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실적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1~2분기 연속 1000억이 넘는 흑자를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먹거리·비전 달성 등 과제


글로벌 주요시장에서의 위상도 강해졌다. 한화큐셀은 유럽 태양광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2018년 이후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해왔고 미국에서도 올해 상반기 기준 주택용·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각각 22%와 21.8%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 주택용·상업용 시장에서 동시 1위를 달성한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는 2013년 이후 한화큐셀이 유일하다. 일본에서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회사 ‘그로윙에너지 랩스’(GELI)를 인수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4차산업 기반의 미래형 에너지 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315MW 규모의 포르투갈 발전소 사업권을 수주하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태양광 발전소 사업 진출에도 성공했다.

미래가 관건이다. 경영에 책임을 지는 대표이사에 오른 만큼 지금까지 세운 공로와는 별개로 최고경영자로서의 능력과 리더십을 입증해야 한다. 먼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수소사업 분야의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

한화솔루션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선도하기 위해 수소 생산·저장·운송·이용 등 밸류체인(공급망) 전반에 계열사 시너지를 동원해 태양광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한화가 지분 6.13%를 확보한 미국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논란에 휘말리며 그린수소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니콜라 지분 인수는 김 사장이 주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여파와 한화솔루션의 그린수소 사업 방향 등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질없는 비전 달성도 김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매출액 18조원과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9조5000억원 ▲영업이익 378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남은 기간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5배가량 늘려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시장 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김 사장이 전략부문 대표이사로서 어떤 위기대응 전략을 수립해 성장활로를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필
▲1983년 10월 서울출생 ▲세인트폴고 ▲하버드대 정치학 ▲2010년 ㈜한화 입사 ▲2012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2013년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2014년 한화솔라원 영업실장 ▲2015년 한화큐셀 상무 ▲2016년 한화큐셀 전무 ▲2019년 12월 한화큐셀 부사장 ▲2020년 1월~ ㈜한화 전략부문장 ▲2020년 1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 ▲2020년 9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