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 사진=뉴스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삼성그룹의 경영체제에도 변화가 생길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삼성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전날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지난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6년5개월 만이다.

이 회장이 투병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삼성은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삼성의 총수도 이미 이재용 부회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동일인 지정을 통해 삼성의 총수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의 경영은 큰 변화 없이 기존과 마찬가지로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의 강력한 체질개선과 대규모 미래먹거리 투자를 진두지휘 해왔다. 삼성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과 9조 규모의 전장기업 '하만' 인수, 비메모리 반도체 133조원 투자, QD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 투자 등이 모두 이 부회장 체제에서 나왔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도 총수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면서 미래먹거리 투자의 차질없는 이행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회장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세대교체를 이룬 4대 그룹 가운데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이 회장의 별세로 회장직이 공석이 된 만큼 회장에 올라 승계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관건은 지배구조 개편과 지분 상속이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해온 만큼 회장 승진을 전후로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사업지주 회사와 삼성생명을 한 축으로 한 금융지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부회장이 물려받게 될 지분에 대한 상속세도 관심거리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전자우 61만9900주(0.08%), 삼성에스디에스 9701주(0.0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이 회장의 지분 가치는 18조2250억원으로 이를 유족들이 물려받기 위해서는 10조원 가량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재원조달, 납부방식 등을 어떻게 조율할 지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사법리스크도 털어야 할 과제다. 이 부회장은 현재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을 진행 중이며 26일부터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까지 재개돼 동시에 두개의 재판을 치러야 한다.

두 사건 모두 쟁점이 경영권 승계와 맞닿아 있는 만큼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 보다 엄격한 투명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