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기에 1만원을 훌쩍 넘었던 배춧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가정마다 김장 시름을 덜게 됐다. 하지만 김장 비용에 대한 여전한 부담과 고된 노동으로 인해 올해도 김장을 포기하는 '김포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배추 한포기 소매가격은 4359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 1만1662원에 비해 무려 167% 감소한 수준이다.
배춧값은 올 여름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고공행진했으나 가을 들어 고랭지 배추가 시장에 풀리면서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장철에 쓰이는 가을배추가 출하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하지만 김장에 대한 주부들의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다 많은 주부들이 직접 김장을 하지 않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수시로 구입해 먹을 수 있는 포장김치를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이례적으로 길었던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높게 치솟았던 김장 재료 가격 등이 영향을 미쳤으며, 포장김치를 구매하는 편이 더욱 편리하고 합리적이라고 인식하는 경향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주부들의 잇단 김장 포기 선언… 이유는
매년 김포족은 늘고 있다. 그 이유로는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가 걱정돼서(31.2%)가 가장 많았고 ▲긴 장마로 배추 등 채소값이 비싸서(28.1%) ▲적은 식구 수로 김장이 불필요해서(16.4%)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김장에 대한 부담감도 전년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올해 김장에 대해 부담을 더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많이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는 35.6% ▲조금 느낀다는 31.4%로 전체의 67%가 지난해 보다 올해 김장에 대해 더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김장 재료 구매 비용이 비싸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44.4%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체력적으로 부담돼서라는 응답은 29.2% ▲김장에 자신이 없어서는 18%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4.6% 등 순이었다. 올해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이 부담돼서라는 이유도 3.8% 답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김장 계획이 있는 주부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양의 김장을 계획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김장 양은 어느 정도 계획하는지’에 대해 물었을 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답변이 67.7%로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보다 김장을 줄일 계획이라는 응답자도 18.5%를 차지했다.
김장 양을 줄이는 이유로는 ▲배추, 무 등 재료값이 상승해서(53.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체력적으로 부담돼서(27.5%)가 뒤를 이었다. ‘얼마나 줄일 예정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5~9포기 미만이 27.5% ▲1~5포기 미만이 26.5% ▲9~15포기 미만 24% 순이었다. ‘예상하는 김장 배추의 양’에 대한 질문에는 ▲10포기 이하라는 응답자가 21%로 2018년(18%)보다 3%포인트 증가해 ‘소량 김장’이 지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들 중 40.5%가 줄어든 김장을 ‘시중 포장김치로 대체하겠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필요한 양만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45.7%로 높은 편의성을 가장 중시했다. 다음으로 ‘김장이 힘들고 번거로워서’라는 응답자가 29.6%였다.
김장 대신 포장김치 산다… 수시 구입 비중 ↑
김포족 중 ‘포장김치로 김장을 대체하겠다’는 응답자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올해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62.6%로 지난해(58%)보다 4.6%포인트 증가했고 ‘가족·지인에게 얻음’(25.4%), ‘아직 계획 없음’(11.7%) 순이었다. 올해 3040 김포족 중 포장김치 구매 의사를 보인 응답자는 63%로 지난해(57.8%) 대비 5.2%포인트 상승했다.
김포족이 포장김치를 구입하려는 이유로는 김장의 고된 노동 또는 포장김치의 높은 편의성 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김장하는 것이 힘들고 번거로워서라는 답변이 34.3% ▲필요한 양만큼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가 31.6%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직접 김장하는 것보다 저렴해서라는 답변이 24.9% ▲직접 담근 것보다 맛있어서라는 답변은 7.5% 등 순이었다.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할 계획인 주부들은 지난해과 동일하게 중용량 제품을 선호했다. 올해 ‘포장김치 구매 단위’를 물었을 때 ▲3~5kg 중용량 제품을 수시로 구입한다는 응답이 50.2%로 지난해(50%)와 동일하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10kg 이상 대용량 제품을 구입한다는 25.3%, ▲1.7kg 이하 소포장 제품을 수시로 구입한다는 응답은 23.7%였다. 최근 온라인 구매 선호 추세에 따라 포장김치 온라인 구매 의사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올해 김장 대신 포장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 중 56.4%가 ‘온라인(정기배송 포함)’으로 김치를 구매하겠다’고 답했으며 지난해(48.2%) 대비 8.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에 늘어난 집밥… 김치 많이 샀다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횟수는 물론,지난해보다 김치 구매 횟수도 함께 증가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집밥 횟수가 지난해보다 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66%로 가장 많았다. ‘집밥 횟수가 얼마나 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주 5회 이상 늘었다는 비율이 35.9% ▲주 3회 늘었다’(27.4%) ▲주 2회 늘었다’(19.9%) 순이었다.
특히 ‘집밥 증가로 김치 구매 횟수가 늘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63.1%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구매 주기에 대한 질문에 ▲1개월에 한 번이 38%로 가장 많았으며 ▲2개월에 한 번(23%) ▲3개월에 한 번(15.4%)등의 순이었다. 한 달 구매하는 양은 ‘3~5kg 중포장’이 52.9%로 가장 높았다.
'김장 예상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11월 중순(34%)’이 가장 많았고 ‘11월 말(29.5%)’, ‘12월 초(20.5%)’ 순으로 답했다. 지난해처럼 11월 중순부터 12월 초 사이 김장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김장을 하고 싶은 연예인'으로는 올해 공유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김수미, 3위는 유재석, 4위는 박나래, 5위는 백종원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