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경제계가 힘을 합쳐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육성에 역량을 쏟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힘을 보탰다. 국내·외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외진출의 관문을 활짝 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2년 전에는 협회 내에 ‘스타트업글로벌지원실’을 설립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의 최전선에 있는 김춘식 과장은 지원실이 신설되던 당시 직접 자원해 부서를 옮긴 인물이다. 직전까지는 5년 동안 e-비즈전략실에서 트레이드코리아 담당자로 기업 간 거래(B2B) 바이어 매칭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그런 김 과장이 스타트업글로벌지원실로 자리를 옮긴 이유는 스타트업에 대한 남다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입사 전 3년가량 각종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입상하고 몇 개의 스타트업과 액셀러레이터에서 직접 일해본 경험이 있다”며 “다양한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아본 경험도 있어 지원실이 신설될 때 실장님을 찾아뵙고 직접 겪은 경험을 말씀드려 부서 이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때 스타트업 지원사업의 수혜를 받았던 청년 창업가가 이제는 스타트업 육성의 밀알이 되기 위해 관련 부서에 자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육성의 밀알
김 과장에 따르면 무역협회가 지원하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사업 모델은 ▲해외 대·중견기업·벤처캐피털(VC) 등과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GOI)을 연결하는 ‘포춘 500 커넥트’ ▲스타트업 글로벌 페어 ‘넥스트라이즈’ ▲스타트업 기업 제품을 소비자·MD·인플루언서 등으로 구성된 해외 패널에게 보내 SNS 리뷰 및 제품 피드백 리포트를 받는 ‘글로벌 마케팅 패널’(GMP) ▲스타트업의 사업 실증 가능성을 입증하는 ‘해외 테스트베드 사업’ 등이 있다.모든 사업은 협회의 자체 운영 오픈 이노베이션 매칭 플랫폼인 ‘이노브랜치’를 통해 이뤄진다. 이노브랜치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업체 모집을 받은 뒤 각 스타트업에 맞춤형 지원을 펼친다는 설명이다.
사업을 본격화한 첫해인 지난해에는 총 12건의 성공사례가 있었다. 이 중 화장품 분야 스타트업 2곳은 해외 대기업의 액셀러레이터(AC)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자동차 분야 스타트업 6곳은 해외 대기업과 기밀유지 협약(NDA) 체결 후 계약 협의를 진행했다.
이 밖에 에듀테크·자율주행 분야의 스타트업 3곳은 투자팀과 연결돼 투자유치를 검토 중이고 공장 자동화 기술 분야 스타트업 1곳이 기술 라이센싱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는 게 김 과장의 설명이다.
지원 사업 범위 더욱 확대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점도 많다. 특히 정부의 규제정책 등과 맞물려 스타트업의 사업이 난항을 빚을 경우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난감하다고. 김 과장은 “정책적 규제나 해외투자 유치 중 발생한 문제점 등에 대한 업체의 애로사항을 자주 듣는다”며 “하지만 이 같은 문제는 협회가 직접 나서 즉각적으로 해결해 줄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때에 따라 관계된 사람을 연결해 줄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런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하지만 협회의 지원사업을 토대로 소기의 성과를 이루는 스타트업을 볼 때마다 느끼는 보람도 적지 않다. 그는 “지난해 자동차 분야 스타트업 10곳과 함께 독일로 날아가 벤츠·테크스타즈 등 현지 대기업과 VC에게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참가기업 중 이 경험을 토대로 이후 독일과 사업을 추진할 때 내용이나 방식 등을 수정해 좋은 성과를 거둔 곳도 있고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적인 소기의 성과를 이룬 곳도 있어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협회는 스타트업 지원사업을 범위를 더욱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춘 500 커넥트’의 경우 기존 대기업뿐 아니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투자은행이나 국부펀드 등과의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넥스트라이즈’ 사업은 내년부터 투자부문 외에 기술이나 디자인 분야의 미래 트렌드와 콘텐츠 시장 등 보다 다양한 분야를 다룰 계획이다.
아울러 GMP 사업은 인플루언서와의 마케팅을 확장할 예정이며 해외 테스트베드 사업은 시범적으로 올해 진행 상황과 성과를 종합적으로 살핀 뒤 사업성을 판단해 더 많은 산업군의 기업과 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과장은 “협회에선 대기업이나 VC의 투자에 매칭 펀드를 구성해 집행하는 등의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