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정안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단체협약 또는 사용자합의를 무효로 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사용자가 노조와 합의한 협약을 무효로 주장하기 힘들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효성 떨어지는 정부개정안
3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산업기술대 이상희 교수에 의뢰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관련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노조법이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을 금지한 것은 1997년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노사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다만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원 금지로 중소규모 노동조합의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 등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13년간 유예되다가 2009년 노사정합의를 통해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을 금지하되 조합원 규모별로 적정수준의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시행 이후 근로시간면제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헌법재판소는 2014년 노동조합 전임자가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근로시간면제 한도 내에서 노조 업무를 보장하는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도)가 합헌이라고 판정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근로시간면제제도는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시 중소규모 노조활동 위축이라는 우려에 대응한 제도”라며 "정부개정안과 같이 현행 쟁의행위 금지규정인 전임자 임금지급 삭제 및 근로시간면제한도 초과 합의 무효 규정 하에서는 대기업 노조 중심으로 근로시간면제한도를 늘려달라는 노조 요구의 급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사측 대항권도 함께 논의해야
따라서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초과하는 교섭요구에 대해 사측이 교섭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명시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은 우리와 노사관계 토양이 달라 노조전임자에 대한 재정지원이 전혀 이슈가 되지 않는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노조전임자는 우리나라와 달리 기업에 소속된 종업원이 아니라 초기업(산별) 노동조합의 간부나 직원으로 기업 내에서 근무하는 게 아니라 기업 외부에 근무하며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도 이들이 소속되어 있는 초기업 노조에서 지급할 뿐 사용자의 비용지원은 없다.
우리와 같은 기업별 노조가 중심인 일본에서도 노조전임자가 종업원이지만 비용지원 관행이 거의 없으며 전임자 임금은 대부분 노조 재정으로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