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제판분리에 속속 나서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뉴스1

보험사들이 자체 독립보험대리점(GA)을 설립해 전속설계사를 이관하는 제조 및 판매(제판) 분리를 속속 진행하고 있다.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 자산운용에 집중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하지만 1200% 룰 시행을 앞두고 해당 규제 준수 의무가 없는 GA를 활용해 규제를 회피하려는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15일 자회사형 GA 두 곳을 합병한다.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은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합병은 한화라이프에셋이 한화금융에셋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한화금융에셋은 소멸 될 예정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보험대리 및 중개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자회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별도의 판매채널 설립을 공식화했다. 이번 합병과 별도로 한화생명은 또 다른 자회사형 GA 설립을 포함해 제판분리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안을 검토 중이며 확정된 건 없다"고 전했다. 


현대해상도 중장기 경영전략인 '비전 하이(Hi) 2025' 수립에 따라 지난 10월 채널전략 특별전담조직(TF)을 꾸리고 자회사형 GA 설립 여부와 시기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앞서 미래에셋생명도 지난 11월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하고 자사 FC 및 CFC 등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내년 2021년 3월 이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보험업계에 알려진 GA 설립이 현실화 된다면 한화생명(2개), 현대해상(1개), 미래에셋생명(1개) 등 총 4개의 자회사형 GA가 2021년 상반기 탄생하는 것이다.  
./사진=뉴스1

자회사형GA, 무엇을 위한 것?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자회사형 GA가 탄생하는 걸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1200% 룰' 적용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200% 룰'은 설계사의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그간 보험설계사의 모집수수료는 판매 경쟁 과열로 상승했다. 모집수수료 상승은 보험사의 과도한 사업비 지출과 설계사 정착률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보험업감독규정을 2021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각 보험사에 배포한 '수수료 체계 개편 관련 FAQ'에 따르면 '1200% 룰' 준수 의무를 보험사에 한정했다.  


GA에 대해서는 '합리적 운영'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 사실상 보험사 전속설계사에게만 '1200% 룰'이 적용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대신 1200% 룰을 어긴 GA에 대해서는 집중 검사대상 기관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두고 GA를 마땅히 제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회사형 GA를 설립해 전속설계사를 해당 GA로 이관하면 1200%룰을 적용받지 않아도 된다. 

또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회사형 GA를 이용할 경우, 이탈하는 전속설계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00% 룰에서 제외되는 GA 소속 설계사의 경우 초회 보험료 12배를 넘어서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00%룰이 GA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들은 자회사형 GA로 전속설계사를 이관, 설계사들의 이탈을 줄일 수 있다”며 “GA들은 설계사에게 기존처럼 1300% 이상의 수수료를 적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