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왼쪽 네번째)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경제단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중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장총협회 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 사진=뉴시스 배훈식 기자
경영계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절차 중단을 연일 촉구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산업안전 의무를 소홀히 해 사업장 내 노동자를 중대재해에 이르게 한 기업의 경영자를 처벌하는 법안으로 사실상 모든 사고의 책임을 최고경영자(CEO)에게 묻는 것은 지나친 과잉입법이라는 판단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주요경제단체는 지난 2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 16일 30개 경제단체·업종별 협회가 중대재해법 입법 추진 중단 기자회견을 가진 지 일주일 만이다.


산재사고 '과잉처벌' 공포 확산

이번 기자회견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정병윤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단체들은 “기업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중단해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며 “사람의 생명과 안전은 소중하고 이를 위해 중대재해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데는 경영계도 깊이 공감하고 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안은 경영계가 생각하기에 매우 감당하기 힘든 과잉 입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재사고는 안전시설 부족 등 사업주 의지 문제도 있지만 근로자 부주의로도 발생하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각 원인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그 발생책임을 모두 경영자에게 돌리고 대표자 형사처벌, 법인 벌금, 행정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 4중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이미 시행중인 산업안전보건법상으로도 대표를 7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데 이번에 발의된 법안들은 과실범임에도 불구하고 최소 2년에서 5년까지 징역하한을 두고 있다”며 “이는 6개월 이하 징역형인 미국, 일본 보다 높고 특히 중대재해법의 모태인 영국 법인과실치사법에서 사업주 처벌이 아닌 법인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사후처벌 대신 사전예방 강화해야"

특히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지켜야 하는 의무조항이 무려 1222개인데 여기에 더해 중대재해법까지 제정되면 기업들이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며 “법안의 최대피해자는 663만 중소기업으로 원하청구조 상황에서 결국 중소기업이 안전에 관한 1차적 책임을 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영계는 “중소기업 현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99%의 중소기업이 오너가 곧 대표로 재해가 발생하면 중소기업 대표는 사고를 수습하고 사후처리를 해야 또 다른 산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산업재해 문제는 처벌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기업현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원인에 맞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현재 처벌 위주로 돼 있는 산업안전 정책을 계도와 예방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역설했다.

경영계의 잇단 호소에도 국회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까지도 중대재해법 제정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현재 국회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등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한 상태이며 여야 모두 이번 임시국회 회기 기간인 내년 1월8일까지 관련 입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