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생존법 고심 중”
반면 넷플릭스는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작년 9월 MAU 948만을 기록한 데 이어 11월에는 약 1200만명을 달성하며 업계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서비스 개시 약 3주 만에 117만3624명의 MAU를 끌어모았다.
국내 OTT 업체들은 신규 콘텐츠와 가격 할인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모양새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술꾼도시여자들’의 유튜브 클립 영상 조회 수가 공개 한 달 반 만에 6000만뷰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0월 21일부터는 약 한 달 동안 ‘K콘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연간 이용권을 41% 할인가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웨이브 역시 같은 해 11월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오픈 첫날 신규 시청자 유입 및 시청 시간 1위를 달성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향후 전망은 토종 OTT 업체들에 유리하지 않다. 해외 OTT 업체들이 국내 시장 적응을 마치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1월 유명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한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2월에는 휴먼 법정 드라마 ‘소년 심판’을 공개한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포함해 ‘무빙’, ‘그리드’ 등 다수의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준비 중이다. 미국 통신사 AT&T의 자회사 워너미디어의 OTT HBO맥스 진출까지 예정돼 있어 국내·외 업체들의 점유율 쟁탈전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OTT 업계 살얼음판인데… 정부 지원은?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부처 간 이기주의가 지목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 등이 OTT 영역의 주도권을 놓고 충돌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처 간 협의했다는 얘기도 들려오지만 부처 간 이견이 있어 답보 상태”라면서 “실질적인 논의가 지연되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특히 토종 OTT 업체들은 자율등급분류제 도입을 강조한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해 12월 ‘디지털미디어 콘텐츠 진흥 포럼’에서 “OTT는 시의성이 중요해 즉시 수급해 시장에 내놓는 게 중요하다”면서 “심의를 받는 데 시간이 걸려 고객들에게 약속한 콘텐츠가 적절한 시기에 나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국내 방송사와 협업하려면 타이밍이 적절해야 하는데 절차상 문제로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활성화 ▲제작 시설 설비 지원 ▲해외 진출 지원 등도 공언했지만 업계는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토종 OTT에 근무 중인 직원 A씨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게 정부 지원이 수반돼야 국내 OTT 업체들이 잠식당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OTT 특화 콘텐츠 제작에 편당 1억원을 지원 중이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에 편당 28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한 것에 비해 문체부의 지원 사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콘텐츠 제작지원사업도 부족한 실정이다. OTT에 대한 직접 지원이 아닌 제작사를 지원하는 형태로는 OTT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