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스1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높아진다. 앞으로는 사업장에서 사망사고 등이 중대한 재해가 발생할 경우 법인뿐만 아니라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까지 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 규정의 모호함으로 인해 정부의 자의적 판단 만으로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완입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된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 내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2020년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이후에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 등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중대재해법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임금 근로자 수 1만명당 발생하는 사망자 수인 ‘사고사망만인율’은 0.46으로 일본(0.16)과 독일(0.15)의 3배 수준으로 높다. 정부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강화함으로써 주요국 대비 높은 사망률을 낮춘다는 목표다.



하지만 재계는 ‘처벌 만능주의’ 만으론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중대재해법은 기업에 모든 책임을 지우고 과도한 형량을 부과하고 있다”며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후 엄벌’보다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모호한 규정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 거세다. 경영책임자 개념과 범위 명확하지 않은 데다 어느 정도 예산으로 어느 규모의 안점 전담 조직을 구성해야 하는 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최대한 안전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과연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불안하다”며 “현재로선 1호 처벌 기업만 되지 말자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코스닥협회가 최근 국내 7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모호한 법조항(해석 어려움)’(43.2%)을 꼽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안전 전담조직을 갖추고 예산을 책정하더라도 그 수준이 적정한 지에 대해선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위반 여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며 “법 시행을 강행하기에 앞서 규정을 명확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