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가입할 곳도 많은데 저렴하게 가입하는 게 낫죠.”
한 자동차보험 가입자 이야기다. 삼성화재가 오는 4월 1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2% 인하한다고 밝히면서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에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곧바로 자동차보험 요율 책정 작업에 들어갔다.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은 1%대 인하로 가닥을 잡았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료를 1%대로 낮추기로 하고 구체적인 할인폭과 적용시점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중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보험료를 내리면서 (현대해상도) 인하가 유력한 상황이다”며 “삼성화재와 비슷한 폭이 될 것으로 보이며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이중 일부 보험사는 내부적으로 자동차를 탄만큼 보험료를 깎아주자는 마일리지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 인하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마일리지 특약 확대하자는 의견이 크지만 금융당국 압박에 좀처럼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16일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1.2%를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되는 것은 2018년 이후 약 4년 만의 일이다.
팬더믹 상황과 맞물려 손해율 악화를 걱정하며 당국의 요구에 맞섰지만, 몇 년 만의 실적 호재에 정치적 이슈까지 맞물리며 물러설 곳이 없어지자 금융당국 요구의 절반 수준에서 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 손보사의 연간 자동차 손해율 추정치는 80% 수준이다. 2020년보다 4% 떨어진 것이다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상위 4개 사 중에선 삼성화재 81.1%, 현대해상 81.2%, DB손보 79.6%, KB손해보험 81.5%로 가 집계됐다.
지난 1월 말까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손보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사업의 일시적인 흑자를 근거로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손해보험사들의 주장이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낸 해는 2017년과 2021년뿐이다. 2018∼2020년에는 손해율 85.7∼92.9%를 기록해 2020년 1월에는 보험료가 3.3∼3.5% 인상됐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올해 정치적 이슈를 앞두고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지 않는 건 손해보험사 입장에서도 부담되는 상황이었다. 앞서 실손보험료를 인상한 것도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