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더 깐깐해진 물… 집집마다 늘어나는 정수기
②"물로 보지 마세요"… 뜨거워지는 생수 시장
③"수돗물, 안심하고 드십니까?"
ⓛ더 깐깐해진 물… 집집마다 늘어나는 정수기
②"물로 보지 마세요"… 뜨거워지는 생수 시장
③"수돗물, 안심하고 드십니까?"
환경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1년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물을 마실 때 가장 많이 마시는 물은 정수기 물로 응답 비율이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이어 생수(27.3%), 수돗물(24.3%) 순이었다.
국민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게 된 이유는 뭘까. 수돗물을 믿고 마실 수 없는 배경으론 ▲1989년 중금속 오염파동 ▲1990년 트리할로메탄 검출 사건▲1991년 낙동강 폐놀 유출 사건 ▲1993년 서울 수돗물 세균 검출 사건 등이 꼽힌다. 특히 지난해 인천의 '수돗물 깔따구 유충 사태'는 상수도 시스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켰다.
환경부 조사에서 수돗물 만족도 향상을 위해 강화돼야 할 제도는 무엇인지에 대해 응답자의 40.8%는 상수원 수질 관리 강화를 꼽았다. 28.8%는 정수장 시설의 현대화를 선택했다.
이태관 계명대학교 환경과학과 교수는 "일본과 미국은 수돗물을 바로 마시지만 우리나라는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짙다"면서 수돗물 음용을 꺼리는 배경을 설명했다. 송만식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서울물연구원 연구사는 "정수과정을 거친 수돗물의 수질은 좋고 음용수로 전혀 문제가 없지만 노후된 배관 등 수돗물에 대한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해 음용률이 낮은 편"이라고 했다.
한국도 수돗물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울물연구원은 상수도 행정을 투명하게 해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키고자 수돗물품질보고서를 매년 발간해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각급 지자체는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운영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이 가정에 방문해 무료로 수질 검사를 실시한다. 6가지 항목을 검사하는 데 ▲탁도 ▲pH(수소이온농도) ▲잔류염소 ▲철 ▲구리 ▲아연 등을 체크한다.
이 교수는 "한국의 수돗물 품질이 뛰어나다"며 "고도 정수 처리한 수돗물 음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후된 배수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적인 환경 이슈와 연관시켜 홍보하는 인식 전환도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국 수돗물이 개선됐다는 지표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3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 수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돗물은 핀란드(1.85), 캐나다(1.45), 뉴질랜드(1.43) 등에 이어 세계 8위(1.27)를 차지했다. 122개국 중 8위로 한국의 수돗물 수질검사 항목은 250가지에 달한다. 이는 ▲미국(102항목) ▲일본(117항목)보다 더 철저하게 검사한다는 뜻이다. 미국수도협회(AWWA)의 정수장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고 2013년 세계물맛대회에선 7위에 올랐다.
송 연구사는 "정수기 물은 염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세균을 제거하는 데 적합할 수 있지만 최근 정수기에 적용된 역삼투압 방식은 정수 과정에서 버리는 물이 많다"면서 "환경보호 측면이나 미네랄을 섭취하기에도 용이한 수돗물을 믿고 마시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