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올라가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한시적으로 유예했던 은행권의 건전성 기준을 강화한다고 예고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나선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의 LCR 완화조치를 다음달 말 종료할 예정이다. LCR은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 의무보유 비율을 말한다.
금융위기 같은 상황에서 뭉칫돈이 한꺼번에 이탈하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은행이 버틸 수 있도록 만든 규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위기 때 오래 견딜 수 있다.
금융당국은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치와 함께 2020년 4월부터 은행 통합 LCR은 100%에서 85%로, 외화 LCR은 80%에서 70%로 낮췄다.
은행권은 대출 지원 대책이 올해 9월까지 추가 연장되면서 LCR 완화 조치도 연장되길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 대해 은행들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을 요구하면서 유동성이 점점 메말라 가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LCR은 93.4%다. KB국민 94.12%, 신한 93.32%, 하나 92.98%, 우리 93.16%순이다. 4개 은행의 LCR은 지난해말보다 3.21~5.43%포인트 상승했다.
LCR 완화조치가 끝나면 은행들은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유동성자산을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출 등 여신을 줄이고 예적금 등 수신을 늘리거나 은행채를 발행해 시장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가령 은행이 단기간에 채권을 다량으로 찍어내고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면 그만큼 금리가 올라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평균 이자 비용은 329만원에서 489만원으로 160만원 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2.4%에서 35.1%로 2.7%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채를 다량 발행해 LCR을 높이면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나 수익률 코픽스나 잔액 코픽스에 영향을 주고 그만큼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