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낸 김진숙 한국도로공사 사장(62·사진)이 임기 약 10개월을 앞두고 가시방석에 앉았다. 김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2020년 4월 도로공사 사장에 취임,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뤄냈다.

덕분에 올해 새 정부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종합 '우수(A)등급'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두 달 전 공개된 내부감사에서 직원들의 뇌물 수수와 골프 접대 등 향응 사실이 드러나 외부의 눈초리가 곱지 않다.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경영 철폐와 윤리경영 강화 방침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김 사장의 남은 임기 동안 자리가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렀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공개한 이튿날인 지난 6월 21일 국무회의에서 "공기업이 과하게 방만 운영되고 있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공개 회의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경영진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사례 등을 지적하며 도덕성 해이의 심각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로공사는 올 1~2월 내부감사를 실시, 차장급 직원 A씨가 외부 관리업체로부터 지속해서 금품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사실상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통해 결과를 통보받은 형식이어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7차례에 걸쳐 내부 직원의 수백만원대 금품 수수가 이뤄진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은 2000년 A씨의 금품 수수 수사에 들어갔다. 다른 차장급 직원 B씨도 2016~2018년 사이 7차례 관리업체 대표 등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는 도로공사에 대해 중대재해 발생을 사유로 '기관장 경고' 조치도 내렸다. 도로공사는 경영실적만 우수할 뿐 내부 청렴도와 안전관리 등 윤리경영은 '0점'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도로공사를 포함해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발주·수행한 프로젝트 현장에선 최근 5년 동안 53명이 사고로 숨졌다. 지난해에는 3개 기관이 발주한 현장에서 11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 사고 사망자 수의 25%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