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한국은행 회의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진행된 가운데 이창용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이르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에 육박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환율 상승 추세 등을 고려할 때 금통위가 0.25%포인트 인상만으로 고물가·경기침체를 방어하기 힘들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5월26일 참석 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1.50→1.75%) 높였다. 4월(0.25%포인트)에 이은 두 달 연속 인상이다.

소비자물가 6% 진입… 만장일치 빅스텝 전망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일 발표한 '2022년 8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99% 이번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전(94.0%)에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인상할 것이란 응답자의 64%가 0.50%포인트(빅스텝)을 예상했다. 34%는 0.25%포인트(베이비스텝), 2%는 0.75%포인트(자이언트스텝)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빅스텝에 나서는 배경에는 물가가 꼽힌다. 6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으로 1년 물가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도 3.9%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아도 미국이 이달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미국 금리(2.25~2.50%)는 한국(2.25%)보다 0.25%포인트 높아진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돼 빅스텝 금리인상의 재료는 모두 갖춰졌다"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0.50%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물가안정 최우선" 중립 넘어선 긴축 선언할까

이 총재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높여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한은은 그동안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을 하겠다"면서도 "경기·환율에 가계부채 등 지표를 살펴보고 금융통화위원들과 상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관련 부서에선 기준금리를 중립을 넘어 긴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준금리는 빅스텝 이후에 2.25%가 되는데 그 이상의 금리 인상은 중립금리를 넘어선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는 8월, 10월, 11월 금통위가 금리를 올리면 긴축수준의 금리 인상을 의미한다"며 "8월, 10월, 11월에도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 기준금리가 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