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대전 조차장에서 발생한 SRT(수서고속철도) 탈선 사고는 선로 운영의 구조적 문제와 함께 중앙관제센터의 안일한 사고 대처가 원인이란 지적이다. 378명의 승객을 태우고 부산에서 서울 수서로 향하던 SRT 338편 열차는 사고 당일 오후 3시21분쯤 조차장 내 선로전환기 부근에서 탈선, 승객 7명이 부상을 당했다.
2016년 SRT 운행 6년 만에 처음으로 발생한 탈선 사고다. 이번 사고로 지난해 12월 SRT 운영사 SR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종국 사장(사진·65)의 책임론도 불거진다. 국토교통부 철도안전기획단장 출신인 이 사장은 올 4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안전 문제에 신경써 왔다.
올 1월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안전관리 능력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취임 반년째를 맞는 철도 전문가 출신 이 사장에겐 뼈아픈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선행 열차가 제대로 신고했는지 문제이고 승객들은 신고했는데 왜 기관사가 신고를 안 하는지, 신고받은 관제에서 왜 경각심을 갖고 응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당시 제대로 된 신고와 연락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 장관의 발언에 대해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사고 발생 시 기관사는 중앙관제센터의 관제사(운전취급자)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지만 1~2분 후 진입한 후속 열차에는 사고 내용이 전달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사고 발생 시 기관사는 중앙관제센터에 연락하고 다시 후속 열차에 전달되는 시스템인데, 관제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으로 위탁 운영되며 이를 철도건설을 담당하는 국가철도공단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속열차 사고 발생 시 고객 안내와 교통지원 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비상대응 매뉴얼을 전면 개편키로 했다. 이 사장은 대책회의에서 "사고와 관련해 안전 확보, 고객 수송, 차량 복구 등 모든 분야에서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KTX 운영사인 코레일의 책임도 불거지고 있다. SRT가 탈선한 지점은 2004년 경부고속선 1단계(서울-동대구) 개통 당시 대전역과 연결 목적으로 임시 설치한 노선이다. 대전 조차장을 지나 익산으로 내려가는 노선은 선로가 구불구불 휘어져 여름철 폭염 때마다 늘어짐으로 인해 탈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앞으로 고속철도 전용선 구축 없이 같은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4년 전인 2018년 6월에도 부산신항역에서 삽교역(장항선)으로 향하던 화물열차가 같은 지점에서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14년부터 선로개량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공사비용 문제로 지연돼 왔다. 코레일은 철도공단의 선로개량 계획에 대해 개량 효과가 제한적이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