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9662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하반기 실적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사진=김은옥 기자

국내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9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증권가의 시선은 어둡기만 하다. 한국은행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하반기 실적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8조96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83%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덕이다.


'리딩금융 그룹' 자리를 수성한 KB금융은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2조7566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순익은 1조3035억원이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순익은 2조7208억원, 2분기 순익은 1조3204억원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1조7614억원의 최대 순익을 거뒀고 하나금융은 상반기 순익 1조7274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살아야 주가 오른다… KB금융, 주가 10% 하향 조정

4대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에도 증권가는 잇따라 주가 하향조정 리포트를 내놨다. 증권사들은 '금융 대장주' KB금융의 투자의견에 '매수'를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를 최대 10% 하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KB금융에 대해 실적과 주주환원은 좋지만 부진한 경기 전망이 걸림돌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0% 하향한 7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전망이 부진했던 직전 구간의 주요 은행주 할인율과 업종 내 KB금융의 프리미엄을 함께 고려해 이론적 주가순자산비율(PBR)에 29% 할인율을 적용한 결과 저평가 상태"라면서도 "적정 밸류에이션을 평가받기 위해서는 경기의 우상향에 대한 기대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6.67% 내렸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 경색과 함께 비은행 중심의 유동성 위기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실적의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파격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좋지만 지금은 금융안정 위험을 낮춰 이익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위기 대응력'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신한금융의 목표주가도 기존 5만4000원에서 5만원으로 7.41% 내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서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증권 부문의 실적 악화 폭이 적다는 점이 강점이 될 수 있으나 향후 금융환경 악화 시 카드·캐피탈·은행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실적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키움증권은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를 1만9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15.8%, 하나금융은 6만8000원에서 6만원으로 11.7% 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금리 인상 국면 속에서도 지난달 이후 줄곧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미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3으로 2년내 최저치를 보이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되살아나 은행주가 꺾일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들이 지난주 반등했지만 이 기간 외국인, 기관의 은행주 매매는 각각 10억원 순매수, 83억원 순매도에 그쳐 매매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며 "은행주 반등에 필수적인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아 아직 기술적 반등에 국한해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