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에서 불거진 횡령사고와 관련 횡령규모는 기존 600억원에서 약 100억원 늘어난 697억원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금감원은 은행법, 지배구조법 등에 따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우리은행의 징계를 결정할 계획이다. 법적 검토 시 담당 팀장, 부서장, 임원, 최종까지는 행장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어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여덟 차례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빼돌린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이 직원은 2012년 6월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A사 출자 전환주식 42만9493주(당시 시가 23억5000만원)를 무단 인출한 뒤, 같은 해 11월 무단 인출 주식을 재입고해 횡령 사실을 은폐했다.
금감원은 거액의 금융사고에 우리은행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자의 주도면밀한 범죄 행위는 물론 사고를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은행의 내부통제 기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횡령 직원은 10년 넘게 같은 부서에서 동일 업체를 담당했고 대외 공문에 대한 내부공람과 전산등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공문 은폐나 위조가 가능했다. 여덟 차례의 횡령 중 네 번은 결재가 이뤄졌지만 이마저도 모두 전자결재가 아닌 수기로 진행됐다.
금감원 측은 "조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엄밀한 법률검토를 거쳐 사고자와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징계 칼날 어디로… 지배구조 이슈 재점화
이제 관심은 내부통제 허점을 이유로 금감원의 징계 칼날이 어디까지 향할지다. 금감원이 당시 최고경영자에게까지 책임을 물을 경우 지배구조 이슈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서울고법 행정8-1부가 지난 22일 DLF 사태에 대한 금감원의 문책 경고 등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손 회장의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로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우리은행은 잠시 숨통이 트인 상태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DLF를 불완전판매하고 경영진의 내부통제도 부실했다며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최고경영자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현재 손 회장은 2020년 2월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이번 선고까지 금감원의 징계는 효력이 정지됐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현재 검사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제재심의위원회로 가기 전에 법적 검토를 하는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제재 내용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징계자는 사고의 직접적인 관리자, 행장까지 갈 수 있으나 해당되는 법규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