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서 라면업계 줄인상이 우려되고 있다.
농심은 오는 9월15일부터 라면 및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원재료 가격과 제반 경영비용이 상승했다는 이유다.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다. 주요 제품의 인상 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82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의 가격 인상 소식에 라면업계에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다. 1위 사업자가 가격을 조정했고 원부재료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농심은 2022년 2분기 별도 기준 24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다. 매출이 증가했지만 적자를 낸 점이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라면 가격은 지난해 8월 오뚜기와 농심이 한 차례 올렸다. 이어 지난해 9월 삼양식품과 팔도도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의미 있게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은 맞다"면서도 "수출에서 실적을 내고 있어 아직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뚜기 역시 원가 부담 요인은 공감하나 아직 가격 인상을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라면의 주요 원재료는 밀가루와 팜유다. 밀가루의 경우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가격이 뛰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곡물 올 2분기 선물가격지수는 193.3으로 급등했다. 선물가격지수는 주요 곡물 가격의 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2015년 수준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것이다. ▲2021년 3분기 141.4 ▲2021년 4분기 142.9 ▲2022년 1분기 169.3 ▲2022년 2분기 193.3 등으로 오름세가 유지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곡물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169.6으로, 직전 분기 대비 12.3% 하락했다"면서 "4분기에도 직전 분기(3분기)보다 1.2% 하락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곡물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는 북반구 밀 생육 상황이 현재 양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밀 수출이 확대되면서 차츰 가격 안정화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바로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가뭄이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의 곡물 매입 시점은 통상 3~6개월 선행해 현재 사용하는 원재료가 가격이 높았을 때의 물량으로 추정된다. 2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7원 오른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9년 4월29일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