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으면서 동시에 태양광발전까지 할 수 있는 것이 영농형 태양광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농사 수익은 물론 태양광발전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지난 1일 산과 평야가 어우러진 경남 함양 기동마을에서는 3~5m 높이의 태양광 모듈 밑에서 거대한 트랙터를 이용해 햅쌀을 수확하는 농민들을 볼 수 있었다. 농민들은 올해 전국적인 폭우에도 불구하고 무럭무럭 자란 벼를 수확하고 있었다.
'기동마을 영농형 태양광 발전소'(이하 기동마을 발전소)의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는 이태식 기동마을 사회적협동조합장은 추수 현장을 소개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농형 태양광 시범사업이 시작된 곳이 기동마을"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지역 주민으로 이뤄진 기동마을 사회적협동조합은 농사를 짓기 어려운 노령 농민의 농지 900여평을 임대하고 연간 약 1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인 100킬로와트(kW)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을 설치해 기동마을 발전소를 꾸렸다. 한국남동발전이 출연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활용해 2019년 4월 준공됐다.
기동마을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영농형 태양광은 농경지에서 농산물 생산과 태양광발전을 병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물 생육에 필요한 포화 광합성량인 광포화점을 초과하는 잉여 태양광을 사용해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토지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조합장은 "농촌 태양광은 태양광 모듈이 지면에 가깝게 설치되고 영농형 태양광은 3~5m 위에 모듈이 설치된다"며 "트랙터와 같은 큰 농기계를 이용한 농사가 가능해 농민들이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조합장이 영농형 태양광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것은 농가 소득 증진이다.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해 농산물 생산량은 줄어들 수 있으나 임대료 수익을 포함시키면 농가 수익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조합장은 "농지 1000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영농형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면 연간 벼 수확량이 900kg(약 30%) 정도 줄어 수익이 80만원 감소하지만 농지 임대료로 약 5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결과적으로 420만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영농형 태양광발전은 농민들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르고 있으나 정작 이와 관련한 제도는 미비하다. 통상적으로 태양광 모듈의 수명이 20~30년인데 현행 농지법 시행령하에서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기간은 최장 8년에 불과하다. 농민에게 안정적 소득원을 보장하고 태양광 발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 영농형 태양광 일시사용허가 기간을 태양광 모듈의 수명인 20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 조합장은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있고 멀쩡한 태양광 모듈을 폐기해야 하니 자원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을 신속히 처리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