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두면서 국내 기업들에 경고음이 울린다. 원자재 매입 비용 상승으로 생산비용 부담이 커지는 등 악재가 쌓이고 있어서다.
지난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최고가를 평균 1422.7원으로 전망했다. 최대 148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통상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출기업은 원화로 환산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한다. 올해 2분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기업이 고환율로 인해 영업이익이 증대되는 효과를 봤다.
하지만 현재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오히려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경련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최근의 고환율 지속 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전문가의 3분의 2(66.7%)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환율로 인한 비용부담이 수출증가를 상쇄'할 것이라고 봤다. '비용부담이 더 크다'는 응답도 26.7%로 높았다. '수출증가 및 이익증가에 도움'은 6.7%에 그쳤다.
이미 상반기 기업들은 원자재·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생산비용이 9% 가까이 급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발표한 '기업 생산비용 증가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산업 생산비용은 1년 전보다 8.7% 늘어나 2009년(10.8%)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전산업 생산비용 증가율 평균이 1.9%였던 것에 비춰보면 약 4.6배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하반기에도 환율 상승세와 임금 인상압력 역시 커지고 있어 기업들의 생산비용 충격이 지속될 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직면한 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을 전략적으로 연기 및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둬야할 경제 대책으로 '환율안정 등 금융시장 불안 차단'을 꼽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고환율에 대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큰 위협"이라며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과 세제지원 등 경영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