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객들이 늘어나며 이들을 잡기 위한 보험사들의 마케팅이 활발해 지고 있다./그래픽=머니S 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환전 노노~" 네이버페이 vs 카카오페이, 해외서도 토종 간편결제
② 지갑 연 해외여행객 "난 이 카드 긁는다"
③ "해외 격리생활비까지 준다"… 지금은 여행자보험 전성시대


#. 경기도 광주시에 거주하는 남성 직장인 A씨(40세)는 지난 10월 말 필리핀으로 여행 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필리핀 현지에 있는 한 호텔에서 1주일 동안 격리한 A씨에게 발생한 숙박비는 총 70만원. 다행히 필리핀으로 가기 전 여행자보험(1일 최대 보장금액 7만원, 10일 한도)에 가입했던 A씨는 한국으로 귀국 후 49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여행자보험이 없었다면 졸지에 70만원을 날렸을 뻔"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입국 전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외 여행자보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여행객들을 잡기 위해 보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엔 해외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발생하는 의료비를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나온데 이어 지난 10월엔 해외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됐을 경우 격리비도 지원하는 여행자보험도 등장하는 등 여행객 모시기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보상 강화한 여행자보험 줄줄이 나온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존재감이 약해졌던 해외 여행자보험이 올 하반기 들어 풍부한 보장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해외 여행자보험이 크게 달라진 점은 해외 현지에서 코로나19를 포함해 질병에 걸렸을 경우 비용을 보장하는 상품도 등장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디지털 보험사인 하나손해보험은 기존에 판매하던 '해외여행보험'에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격리할 경우 격리생활비용(숙박비, 식비)을 보장하는 특약을 탑재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자가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확진될 경우 그로 인한 격리생활비용을 보장해 주는 특약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손해보험사들은 코로나19를 포함한 질병 치료비만 지원했다. 하나손해보험이 내놓은 특약은 의무격리통지를 받고 격리되는 경우에 한해 1일 최대 7만원, 최대 10일간 보장한다. 보험료는 남성은 1만1820원, 여성은 1만1870원(40세 기준, 여행기간 5일, 표준형)이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해외 여행자보험에서 코로나19 치료비 특약은 모든 보험사들이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격리생활비용까지 지원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엔 KB손해보험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비를 보장하는 여행자보험을 필수 요건으로 요청하는 분위기를 고려해 한층 보장을 강화한 'KB해외여행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코로나19를 포함한 질병으로 해외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발생하는 의료비의 보장 금액을 기존 3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확대했다.


여태껏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여행자보험의 의료비 최대 보상한도인 3000만원보다 무려 2000만원 높은 것이다. KB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 보험료는 남성은 1만4980원, 여성은 1만8990원(40세 기준, 여행기간 5일, 표준형)이다.

KB손해보험이 치료비 보상을 강화하면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코로나19 치료비 보상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치료비 보상금액이 다소 적다라는 가입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늘어난 해외 여행자보험 수요를 잡기 위해 플랫폼과 협업하는 보험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가입방식을 간소화하는 등 편의성을 한층 높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에이스손해보험은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과 함께 해외 여행자보험 온라인 가입 서비스를 개시했다.

휴대폰이나 PC로 마이리얼트립 홈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에이스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앞서 악사손해보험도 지난 9월부터 글로벌 여행·레저 이커머스 플랫폼 클룩과 해외 여행자보험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여행 중 각종 사고 보상하는 여행자보험

여행자보험은 국내외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여행객들이 가입하는 보험상품이다.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해나 질병부터 항공기 지연, 휴대품 손해 등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보장을 제공한다. 최소 4350원에서 최대 1만2460원의 저렴한 금액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 받을 수 있어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여행자보험은 국내 여행자보험과 해외 여행자보험으로 나뉜다. 국내 여행자보험은 ▲ 상해사망 ▲강력범죄 ▲ 배상책임 등만 보장한다.

해외 여행자보험은 국내 여행자보험에서 보상하는 특약을 포함해 ▲ 여행 중 발생하는 소지품 도난과 분실사고 ▲ 중대사고 구출 송환비용 ▲ 항공기 수하물 지연 ▲ 항공기 납치 등을 보장한다.

해외 여행자보험은 국내 여행자보험 보다 보상내용이 풍부하기 때문에 해외여행자보험 보험료가 2배 이상 비싸다. 2022년 11월 기준으로 여행자보험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10개사가 판매하는 중이다.

최근 해외여행이 급증함에 따라 여행자보험 가입자 수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해보험 주요 5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해외·국내 여행자 보험 신계약 건수가 모두 급증했다.

해외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2019년 148만 6364건에서 2020년 25만1007건, 2021년 8만2506건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가 올해 9월까지 29만82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9개월 동안 2020년과 2021년 연간 수치를 뛰어 넘어버린 것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여행자보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지만 최근 여행자보험 가입은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라며 "보험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보상내용은 더 풍부해 질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