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은행권 감독·검사 방향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포용금융 확대 등을 제시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업권 간 머니무브(자금 이동) 가속화 등 금융 환경 변화 속에서 은행권이 소비자 보호와 생산적 자금 공급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은행·은행지주 임직원과 은행연합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금감원의 올해 은행권 감독·검사 방향이 공유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고석헌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포용금융 활성화 추진 사례'를 발표한 데 이어 금감원이 올해 은행부문 감독·검사 방향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소규모 그룹별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금융상품 설계·심사·판매 단계별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 방안과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점검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곽범준 금감원 부원장보는 인사말에서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업권 간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는 등 은행의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에게 공정한 금융환경을 조성하고 은행권과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부원장보는 금융소비자에게 공정한 금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금융상품의 설계·심사·판매 전 과정을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새롭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권과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도입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금융 부담 완화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상품 설계·심사·판매 전 과정에서 소비자보호 중심의 관리체계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내부 관리목적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출과 자율관리를 유도하고, 대출 유형별 DSR 자율관리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차주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확대와 유한책임대출 활성화도 추진한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개선도 올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금감원은 은행 지배구조를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선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사회 독립성 제고, CEO(최고경영자)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강화,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 제고 등을 추진한다.
책무구조도와 관련해서는 현장점검 결과 확인된 미흡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점검하고,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결과를 살펴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 운영 실태도 점검한다.
곽 부원장보는 "은행의 자금이 생산적인 분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자본규제 개편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AI 발전과 디지털 전환 등으로 금융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서도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신기술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논의된 업계의 다양한 의견과 건의사항을 향후 감독·검사 업무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현장감 있는 감독업무 수행을 위해 은행업계 및 전문가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