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참여하는 조건으로 국민의힘 지도부에 혁신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을 요구했다. 사실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6 하이서울기업지원 사업' 관련 특별강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선거 참여, 경선 등록, 공천 등록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까지 서울·충남 등 2개 지역에 대해 추가 공천 신청을 받았다. 공관위는 추가 신청을 받은 뒤 오는 13일 면접 심사를 할 예정이었다. 그간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오 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를 위한 조치였지만 오 시장은 추가 신청도 유보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윤 어게인'(다시 윤석열)을 주장하는 세력과 완절히 단절하겠다는 결의문이 채택된 데 대해 "참으로 바람직한, 감사한 결의문이 채택됐다"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은 "당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제가) 드렸는데 실행단계에 들어가는 조짐이 아직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당대표께서 (오늘) 윤리위원회 활동을 안 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는데 그 정도로는 노선 전환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인 징계 논의를 하지 말아 달라"며 "당직을 맡고 있는 모든 분은 당내 문제나 당내 인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장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노선 전환과 아울러 실감할 수 있는 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씀, 이른바 혁신 선대위 조기 출범이 해법이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 이후에도 몇 차례 강조했는데, 조금도 실행 노력의 조짐 조차 발견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로선 당 공천 스케줄이나 절차를 존중해야 하겠지만 그런 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선 등록하는 것은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면서도 "다만 이를 명분 삼아 선거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억측을 볼 수 있는데 선거에는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저는 수도권 선거의 이른바 장수 역할을 해야 할 서울시장 후보에 도전하는 사람으로서 최소한 수도권 선거를 치를 수 있으려면 각종 전제조건은 마련돼야 뛰어들만한 전장의 기본조건이 마련된다(고 본다)"며 "당 지도부에 이를 간곡히 요청드렸다"고 했다.
오 시장은 "오늘 점심 때도 당 지도부와 만나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분명히 제 의지를 말씀드렸다"며 "그러나 방금 전 말씀드린 최소한의 조건 중 한 가지라도 변화가 있어야 참여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지방선거는 장 대표가 아닌 새 얼굴로 치를 수밖에 없다"며 선대위 출범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러나 당권파 의원들 사이에선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두고 장 대표 체제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