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철마면 출신으로 기장군수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정명시(왼쪽), 조국혁신당 정진백 후보. /사진제공=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민선 초대 기장군수 선출 이후 32년의 역사를 써 내려온 부산 기장군이 제9대 군수 선거를 앞두고 묘한 '지연(地緣) 대결'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기존 군정을 주도했던 '철마면'의 수성이냐, 아니면 '장안읍'의 사상 첫 깃발 꽂기냐를 둔 흥미로운 구도가 형성됐다.

기장군은 5개 읍·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지난 32년간 군수 자리를 거쳐 간 인물은 오규석 전 군수(초대, 5·6·7대), 최현돌 전 군수(2·3·4대), 정종복 현 군수(8대) 등 단 3명뿐이다.


이들의 출신지를 살펴보면 기장군의 권력 지도가 특정 지역에 쏠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최현돌 전 군수가 일광읍 출신으로 12년간 군정을 이끌었으나, 오규석 전 군수와 정종복 군수는 모두 철마면 출신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32년 중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철마면 출신 인사가 기장군의 수장 자리를 지켜온 셈이다.
기장군 장안읍 출신으로 기장군수 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성빈(왼쪽), 무소속 김쌍우 후보. /사진제공=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4명의 후보 역시 공교롭게도 '철마'와 '장안'으로 출신지가 명확히 갈렸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번 철마 출신 후보가 승리한다면 기장군은 '철마 출신 군수 24년 집권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우선 철마의 20년 기록을 연장하려는 주자로는 국민의힘 정명시 후보와 조국혁신당 정진백 후보가 나섰다. 이들 중 당선자가 나올 경우 기장군은 오규석, 정종복 군수에 이어 세 번째 철마 출신 수장을 맞이하며 '철마 불패'의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반면, 이에 맞서 '장안읍 역사상 첫 군수 탄생'을 노리는 도전도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우성빈 후보와 무소속 김쌍우 후보는 모두 장안읍 출신으로, 지난 32년간 단 한 차례도 군수를 배출하지 못한 장안의 설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이들이 당선될 경우 기장군은 철마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지역 정치 지형을 그리게 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 지역 내 '지연의 함수'가 작용하는 흥미로운 국면"이라며 "20년 독주를 이어온 철마의 저력이 유지될지, 아니면 32년 만에 장안의 반란이 성공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