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타결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을 짓눌렀던 중동발 물류 리스크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정상화되면서 삼성SDS의 물류 사업에도 다시 훈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마침내 타결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전면 개방을 승인하는 동시에 미 해군의 봉쇄 조치를 즉각 해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 선박들은 엔진을 가동하고 석유가 다시 흐르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양국 대표단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이번 합의안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7%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인 만큼 봉쇄 가능성만으로도 글로벌 운임과 보험료가 급등하는 등 공급망 전반에 큰 충격을 준다. 실제 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면서 글로벌 물류 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어왔다.
삼성SDS는 중동 정세가 악화되자 즉각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비상 대응 조직인 '워룸(War Room)'을 가동해 24시간 상황을 주시했다. 자체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Cello Square)' 역시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전 세계 뉴스를 실시간으로 분석, 물류 리스크를 감지하고 이를 운송 계획에 신속히 반영해 왔다.
육상 운송 및 대체 항로를 활용한 우회 운송 방안을 고객사에 제안하며 피해 최소화에 나섰지만 물리적 한계는 뚜렷했다. 해상 운송은 단가와 운송 효율 측면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육상 운송이나 우회 노선을 이용할 경우 운송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 여파로 삼성SDS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물류 사업에서 매출 1조 7424억 원, 영업이익 153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은 0.9%로 주저앉았는데 물류 부문의 분기 영업이익률이 1%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 정세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SDS의 물류 사업도 빠른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면 운임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맞물려 물동량 증가세까지 나타날 경우, 첼로스퀘어를 앞세운 삼성SDS의 사업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 관계자는 "당사는 고객사들에 가능한 물류 대안을 제안하고 최적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쟁으로 통행이 제한됐던 상황이 해소될 예정인 만큼 기존의 최적화된 경로를 다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상승,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해 일부 감소했던 고객사 물동량 문제도 점진적으로 해결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