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찾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봉쇄 시위를 하고 있는 시위대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6·3 지방선거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장동혁 지도부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가 붕괴되는데, 비당권파인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도부 전원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신동욱·김재원·김민수 최고위원의 선택에 따라 장동혁 지도부의 운명이 결정된다. 18일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장동혁 대표 거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투표용지 한 장의 공정을 지키는 대한민국을 위해 시급한 것은 공소취소 특검이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전날 오후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서울·인천·경기·부산·울산·전남광주 등 6개 지역에 대한 선거 소청 제기를 의결했다. 이날 충북도 선거 소청 대상에 추가됐다.


장 대표는 선거 소청 제기 등으로 재선거 사안에 집중하며 책임론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선거 소청을 계기로 비당권파의 반발은 더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개혁파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 의결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아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대안과 미래는 이번 결정이 당내 논의 없는 장 대표의 독단적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오는 18일에는 장 대표 사퇴와 재선거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가 열린다.

비당권파의 사퇴 압박에도 선출직 최고위원 4인 이상이 사퇴하지 않는 한 지도부 교체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가 선거 패배를 부정하며 자진 사퇴에 선을 긋고 있어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것도 장 대표에겐 사퇴 거부의 명분으로 작용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4.3%, 민주당은 38.0%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지난 3월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최고위원 가운데 우재준·양향자 최고위원은 사퇴로 가닥을 잡았다. 우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지도부는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며 총사퇴를 제안했다. 전날 양 최고위원도 "정치는 결국 책임이고 리더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면 신동욱·김재원 최고위원은 현재 사퇴에 부정적이다. 당내에서도 장동혁 지도부가 와해되면 재선거와 공소취소 특검 등 현안 대응을 이끌 리더십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현실론이 제기된다.

우 최고위원은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지도부 공백 우려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로 가면 된다. 6개월 정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면서 하반기 정기국회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 초에 전당대회에서 (꾸려진) 지도부로 총선까지 가는 게 맞다"고 했다. 당권파 최고위원들이 사퇴에 거리를 두는 분위기에는 "나중에 분위기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18일 의총이 아니어도 장 대표 사퇴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 최고위원은 당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동욱 의원 측 관계자는 "지금은 공소 취소를 막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재선거 요구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장 대표) 사퇴 문제는 뒤로 미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 패배로 장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동혁(가운데)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 김민수 최고위원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 대표의 최측근인 김민수 최고위원이 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김 위원은 지난 11일 우 위원의 지도부 총사퇴 주장에 "당원이 뽑은 지도부는 당원을 위해서 일하기를 바란다"며 장 대표를 옹호했다. 김 위원은 현 지도부가 내년 8월 임기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최고위원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메시지를 아끼는 모양새다.

18일 열리는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장 대표 사퇴 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안과 미래'의 요구로 열리는 만큼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의 선거 책임론과 지도부 쇄신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원총회에서 '대안과 미래'와 뜻을 같이하는 의원의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 장 대표 사퇴 메시지를 낸 의원은 25명이다. 이보다 많은 의원이 힘을 모으면 장 대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는 장 대표의 선거 소청 대상에 서울이 포함된 점을 두고 반발했다. 오 당선자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당 지도부는 자리보전용 구호를 멈추고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 역사에 유례없는 중대한 참정권 침해 사건"이라고 적었다. 이어 "지금 당이 해야 할 일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선거제도의 근본적 개혁"이라며 "그런데도 장동혁 대표는 온 당을 소모적인 '재선거 주장'으로만 몰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소개된 여론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지지율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4.3%다.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