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이 기후변화로 인해 어획량이 늘어난 국내산 참다랑어를 유통하고 있다. /사진=동원산업

동원산업이 늘어나고 있는 국내 연근해산 참다랑어를 식탁에 올리고 있다. 냉장·가공 인프라와 유통망을 앞세워 그동안 활용이 어려웠던 수산자원을 상품화한 것이다. 원양 참치 사업으로 구축한 밸류체인이 기후변화가 바꾼 어장 지형과 맞물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이달 초부터 국내 연근해에서 잡히는 참다랑어를 매입해 참치회로 유통하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현대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네이버 브랜드스토어를 통해 국산 참치회를 선보이고 있으며, 어획 후 냉동 없이 냉장 상태로 유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어장 지형 변화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참다랑어는 주로 따뜻한 바다에 서식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과거에는 국내 연근해에서 보기 어려웠지만, 수온 상승과 함께 서식지가 북상하면서 최근에는 동해와 남해에서도 정치망·선망 어선에 자연스럽게 잡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온이 오르면서 어획량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약 5톤이었던 국내 참다랑어 어획량은 2024년 168톤으로 5년 새 약 33배 늘었다. 강원도의 경우 올해 들어 6월까지 누적 438톤을 기록했다.

어획량이 늘었다고 해서 모든 참다랑어를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다랑어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가 남획 방지와 자원 보존을 위해 국가별 어획 한도를 정해 관리하는 어종이다.


해역별·지역별로 배정된 쿼터를 초과해 잡은 물량은 거래할 수 없어 지난해에는 쿼터를 초과한 참다랑어 약 1000마리가 폐기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는 국제 협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2025~2026년 참다랑어 어획 한도를 기존 748톤에서 1219톤으로 63% 확대했다.

쿼터 확대와 별개로 유통 인프라 부족도 해결 과제로 꼽힌다. 참다랑어는 어획 직후 폐사해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는 어종으로 신속한 냉장·급랭 처리가 필수적이다. 어획량이 늘어도 이를 처리할 시설이 없으면 시장에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동원산업은 지난 3월 대형선망수산업협동조합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산 참다랑어 유통 체계 구축에 나섰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약 80톤의 연안 참다랑어를 매입해 상품화한다는 구상이다.

동원의 강점은 어획부터 가공, 유통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이다. 참다랑어는 신선도 유지가 까다로운 어종으로 어획 직후 처리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동원은 부산 가공공장에서 어획 후 10시간 이내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냉장 상태로 유통하고 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수산자원을 시장으로 연결하고 있는 셈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참다랑어는 어획 직후 신속한 냉장·가공 처리가 필요한 어종"이라며 "부산 가공공장과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상품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은 향후 유통 물량을 300톤까지 확대하고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원F&B와 협업해 국내산 참다랑어를 활용한 프리미엄 참치캔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새롭게 늘어난 수산자원을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후변화로 새롭게 늘어난 수산자원을 산업으로 연결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어종 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가공·유통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참다랑어가 국내 연근해에서 우연히 잡히는 어종에 가까웠지만, 최근에는 별도 유통 체계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어획량이 늘었다"며 "기후변화로 어종 구성이 바뀌는 상황에서 이를 빠르게 상품화할 수 있는 가공·유통 역량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