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개방에 유가가 4% 넘게 하락했다. 사진은 호르무즈 인근에 정박 중인 유조선. /로이터=뉴스1

국제유가가 4% 넘게 급락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며 전쟁 개전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새다.

24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4.56% 하락한 69.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5.01% 하락한 73.22달러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최저치다.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유조선의 운항이 정상회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성명을 통해 페르시아만에 갇혀있던 선원 1만1000명 이상이 안전 보장 확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안전한 항해를 지원하기 위한 모든 조건이 확인됐다"며 "이란과 오만, 미국 등 역내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운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물류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독일 물류기업인 DHL의 아디티 라스퀴나 중국 담당 CEO는 CNBC에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간 폐쇄로 인해 선박 운항 시간이 길어지고 화물 운송에도 차질이 생겼다"며 "해협이 다시 열려 상당 부분이 완화되겠지만 공급망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 하락에도 휘발유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며 정유업계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대형 석유회사들이 원유 가격 하락분을 주유소 유가에 반영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바가지를 쓰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법무부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휘발유 가격은 지금보다 더 빨리 내려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 제스쳐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카렌 영 컬럼비아대 글로벌에너지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깝다"며 "휘발유 가격은 유통구조와 정제, 세금 등 다양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유가가 하락한다고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