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논란과 월드컵 성적 부진 등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은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회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실태 등을 점검하기 위한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논란과 월드컵 성적 부진 등에 대해 사과했다.

정 전 회장은 3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일련의 논란과 북중미 월드컵 결과가 미흡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감독도 "대표팀에 보내주신 기대에 보답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야는 청문회에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축구협회의 폐쇄적인 운영 구조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감독 추천 권한이 없던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밤 11시 빵집에서 면접하듯 만난 뒤 별도의 면접이나 프레젠테이션 없이 감독으로 선임됐다"며 "빵집 면접으로 감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후배 선수나 축구인들에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홍 전 감독은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다고 생각했다"며 "집 앞에서 만났다는 점 때문에 국민들께서 불투명하게 보실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특혜나 이익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 전 감독의 연봉과 관련해 "(프로팀) 감독 시절 15억원대 연봉을 받다가 국가대표 감독으로 오면서 3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질의했다.

홍 전 감독은 "계약상 조항 때문에 액수를 직접 밝힐 수는 없지만 38억원은 절대 아니다"라며 "상호 협의한 금액이고,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다. 협회가 제시한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홍 전 감독이 월드컵 탈락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직후 축구협회가 사무처 채용 인원을 1명에서 3명으로 늘렸고 늘어난 두 자리에 홍 전 감독과 함께 일했던 수행기사와 지원 직원이 지원한 사실을 언급하며 채용 청탁 및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홍 전 감독은 이에 대해 "(그런 일은) 없다"며 측근 채용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 전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 전 감독의 선임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월드컵 전 사의를 밝히고 물러난 만큼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고려대 카르텔' 의혹을 제기하며 특정 학맥 중심의 인사 운영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정 전 회장은 "남자 대표팀 감독 25명 가운데 고려대 출신은 1명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질의 과정에서는 과거 축구협회를 비판했던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언급되면서 여야 간 공방도 벌어졌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 발언의 적절성을 문제 삼자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청문회에 충실하게 진행해 달라"고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축구협회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고 지적하는 한편,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응도 미흡했다고 질타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구협회는 깜깜이 행정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국회를 무시하고 핵심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축구협회에 경고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자료 제출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단순히 경고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국회의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청문회와 관련해 509건의 자료 제출 요구를 받았고 세부 질문까지 포함하면 2500건이 넘는다"며 "대부분 과거 자료와 이력에 관한 내용이어서 관련 자료를 일일이 찾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나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자료는 제출이 어려운 점을 국회에도 설명하고 양해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