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두산타워 전경. / 사진=두산그룹


정부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육성에 속도를 내면서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2일 한국의 경제·안보 핵심 자산인 첨단기술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7개 SEED 프로젝트'의 중 하나로 SMR을 선정했다.



SMR은 발전용량이 300㎿(메가와트) 이하인 소형 원자로를 일컫는다. 대형 원전보다 규모가 작고 주요 기기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처 인근에 전원을 공급하는 방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이번 7대 SEED 프로젝트를 통해 SMR을 10~20년 이후 대한민국의 성장을 책임질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SMR의 경우 경수형은 2035년 부산 기장군에서 상용화하고, 비경수형은 2030년대 건설 착수를 목표로 개발한다. 혁신형 SMR(i-SMR)은 민관 합동으로 상세 설계에 착수하고, 비경수형 SMR은 민관 공동출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대규모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 또한 2030년까지 다양한 목적·설계의 SMR 인허가를 위한 기술중립-성능기반형 규제체계를 완비하고 사전검토제도, 규제연구반을 통해 규제 리스크를 완화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7대 SEED 프로젝트 외에도 다양한 정책을 통해 SMR 육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SMR을 국가전략기술로 신규 지정해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50%, 시설투자의 최대 30%를 세액공제하기로 했다.

다음달 11일에는 SMR 특별법이 시행된다. 이 법은 SMR 시스템의 연구·개발·실증을 촉진하고 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전문인력 양성, 민간기업과의 협력, 연구개발 특구 지정, 행정·재정·기술적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SMR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제조 역량을 강화해 온 두산에너빌리티의 수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SMR 개발 기업 상당수는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형태로 엔지니어링 및 라이센싱에 특화돼 있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주기기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파운드리 업체이다. 성공적인 원자로 설계를 위해 제작 현실성 검토 등 파운드리 업체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만큼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글로벌 SMR 팹리스 기업과 손잡고 주기기 및 핵심소재 제작을 전담하는 '글로벌 SMR 파운드리' 입지를 다져가는 중이다.

뉴스케일파워에는 2019년 4400만 달러, 2021년 6000만 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고 향후 뉴스케일을 통해 미국과 세계시장에서 SMR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엑스-에너지와는 2021년부터 SMR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및 시제품 제작 등을 진행해 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하반기부터 엑스-에너지가 발주한 SMR 16기 주기기와 핵심소재를 시작으로 뉴스케일파워가 위탁한 초도 물량 등을 제작할 예정이다.

테라파워와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 테라파워의 첫 SMR 사업에 주기기를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최근엔 테라파워 소듐(나트륨) 원자로의 원자로 보호용기, 원자로 지지구조물, 원자로 내부구조물을 제작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한편 SMR 제조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주 물량을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사업장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SMR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용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현재 연 12기 수준인 SMR 생산능력이 20기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전세계 SMR 개발사들의 각기 다른 설계와 요구 규격에 맞춘 '고객 맞춤형 최적화 생산 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