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오는 8일 발표하는 3분기 잠정실적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수요가 이끈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과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할 것이란 관측이다.

4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01조7276억원, 영업이익 108조131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4.40%, 788.79% 늘어난 규모다. 전망대로면 국내 기업 분기 최대 기록인 지난 2분기 실적(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운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규모다. 엔비디아가 지난 8월 발표한 2027회계연도 2분기(5~7월) 영업이익은 약 637억달러였다. 달러당 1360원을 적용하면 약 86조63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분기 전망치를 밑돈다.

실적은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부가 견인할 전망이다. DDR5 등 범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낸드 제품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늘었다.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모리 수요를 흡수한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서버·PC·모바일용 범용 D램을 폭넓게 생산하고 있어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의 수혜도 함께 누릴 수 있다. AI용 고부가 제품과 범용 제품이 동시에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DDR4 8Gb) 평균 가격은 올해 3월 13달러에서 9월 26달러로 두 배가 됐다. 같은 기간 낸드 128Gb 평균 가격은 17.73달러에서 30.61달러로 올랐다. 다만 누적 상승 폭이 커 최근 상승률은 둔화하는 추세다.

메모리 호황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반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7조2214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변수는 환율과 비메모리 사업의 부진이다. 반도체 매출 대부분이 달러로 발생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환산 실적이 줄어든다. DS투자증권은 환율 하락 등을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04조원, 70조원으로 추정했다. 두 회사 모두 시장 평균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는 이번에도 적자가 예상돼 적자 폭 축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파운드리는 글로벌 빅테크 수주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출 반영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흑자 전환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 분기 7000억원대 적자를 낸 디바이스경험(DX) 부문도 원자재 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로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의 기록적인 이익 증가와 비메모리·완제품 사업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사업부별 실적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