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하 특금법)이 시행되며 가상자산사업자에도 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 내부 통제와 대주주 심사가 요구될 전망이다. 시장 신뢰와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업계에서는 전문인력 확보와 전산·내부 통제 인프라 구축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 개정 특금법이 시행된다. 개정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심사 대상을 대주주까지 확대하고 사업자 재무건전성과 자금세탁방지(AML) 조직·인력, 전산 설비, 내부 통제 체계 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금융당국은 필요한 경우 현장 점검을 통해 조직·인력과 전산 설비, 내부 통제 운영 실태도 실제 확인할 예정이다. 주요사항 변경은 기존 '변경 후 14일 이내'' 사후 신고에서 '변경 30일 전' 사전 신고로 바뀐다. 현재 신고가 수리된 가상자산사업자 28곳도 오는 11월20일까지 개정 규정에 따른 신고를 별도로 해야 한다.
기존 사업자의 재무상태와 조직·인력, 전산설비, 내부통제 관련 신고 불수리·직권말소 규정에는 1년간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대주주의 재무상태 신고에는 별도 유예가 없다.
업계에서는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련 인프라 확충에는 부담이 따른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형 사업자와 중소 사업자 간 규제 대응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형 거래소는 이미 별도 준법 감시·AML 조직과 전산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반면 중소 사업자는 강화된 기준에 맞춰 인력을 충원하거나 관련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 대응에 필요한 비용 상당 부분이 거래 규모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고정비 성격이라는 점도 중소 사업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거래량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인력과 내부통제·전산 체계를 갖춰야 하는 만큼 사업자 규모가 작을수록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ML·준법 감시 전문인력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개정 신고 매뉴얼에 따르면 사업자는 일정한 교육·경력·자격 요건을 갖춘 준법감시인을 두고 준법감시인과 보고 책임자를 포함해 AML 업무 종사 인력을 4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일부 겸직은 허용되지만 관련 전문인력 수요가 늘면서 사업자 간 인력 확보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대주주 심사 강화와 사전 신고 전환 역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최대 주주가 법인인 경우 해당 법인 최대주주와 대표자 등까지 신고 대상이 확대되고 해외 대주주가 포함된 경우 관련 해외 서류도 준비해야 한다. 대주주 변경이 사전 신고 대상으로 전환되는 만큼 향후 가상자산사업자의 인수합병(M&A)이나 지분 변경 과정에서도 규제 대응에 필요한 시간과 절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와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업자 재무건전성과 대주주 적격성부터 내부통제의 실제 작동 여부까지 확인하면 부실 사업자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사업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줄일 수 있어서다.
규제 기준이 더 구체적으로 제시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사업자가 어느 수준의 조직과 인력, 전산설비 등을 갖춰야 하는지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신고 과정에서 발생했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에는 정보보호 관리 체계(ISMS) 인증 등 물적 요건을 중심으로 심사했다면 앞으로는 전산 설비와 내부통제, 대주주와 지배구조까지 들여다보게 된다"며 "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인 만큼 본래 목적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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