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계수를 지키지 못해 상장폐지되는 액티브 ETF가 또 나왔다.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초과수익을 냈음에도 기초지수와 괴리가 커졌다는 이유로 상장 폐지된 상장지수펀드(ETF)가 한 달 만에 또 나왔다. 수익이 좋아도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ETF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가 상장폐지됐다. 기초자산 비교지수(BM)와의 상관계수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상장 폐지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등 4종에 이어 1개월 만이다.



이 상품이 상장 폐지된 이유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 제116조 1항에 따르면 액티브 ETF의 경우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3개월간 지속되면 상장이 폐지된다.

문제는 이들이 초과 성과를 내고도 시장에서 퇴출당했다는 점이다. TIME 미국배당다우존스액티브는 지난 5월14일 기준 1년 수익률 36.06%를 기록해 기초지수를 약 9.42%포인트 웃도는 성과를 냈다.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역시 170%에 가까운 수익률로 기초지수보다 50%포인트 넘는 성과를 냈다.

이에 각종 SNS(소셜미디어)나 종목 토론방 등에서는 '더 좋은 성과를 냈는데도 퇴출되냐'는 비판이 지속됐다. 액티브 ETF는 펀드 매니저의 액티브 운용을 통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현 규정대로라면 기초지수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내면 운용사에게 불리해지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액티브 ETF의 순자산총액은 104조4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0% 늘어났다. 2017년 국내 액티브 시장이 시작되고 9년 만에 100조원 고지에 올랐다. 이는 국내 상장 전체 ETF 순자산총액의 22.87%에 달하는 규모다. 빠르게 성장하는 액티브 ETF 시장을 규정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관계수 못 지킨 액티브 ETF 더 있다…"규제가 시장 발목 잡아"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와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도 상관계수 미준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사진=신재민 편집위원


상관계수 미달에 놓인 상품은 더 있다. 타임폴리오의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와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다.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는 2025년 11월4일부터 이날까지 상관계수 0.7을 계속 밑돌고 있다.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 역시 지난 5월14일부터 이날까지 총 30차례나 상관계수 미달을 공시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정해진 대로 상관계수를 지켜야 한다고 안내한다"며 "초과 수익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과 별개로 이미 규정을 지키면서 운용되는 상품도 있기 때문에 상품 설계와 규정상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처럼 액티브 ETF에서 상관계수 규정을 타이트하게 규정하는 나라는 드물다. 액티브 ETF 특성상 상관계수를 지키며 상품을 운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2019년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TF 규제체계를 개편한 Rule 6c-11을 도입하면서 비교지수와 상관계수를 규제 요건에 포함하지 않았다. 대신 포트폴리오 공개와 순자산가치, 시장가 및 괴리율 공시의 투명성을 강화했다.

지난 7월 김성훈 DS자산운용 대표는 회사의 DS 코스닥액티브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상관계수 규제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업계에서도 폐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액티브 주식형 ETF에서는 추종지수와의 상관계수 유지가 쉽지 않아 운용 전략 수립이나 종목별 가중치 변경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게 현실"이라며 "대부분 국가 역시 액티브 ETF에 특정 지수 방향성을 추종하지 않고 있어 국내에서도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유지 의무를 폐지하는 게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상관계수 유지를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다. 자본시장법에서 ETF를 지수의 변화에 연동해 운용한다고 정의하기 때문이다. 김재칠 선임연구위원은 "상관계수 유지를 당장 없애기는 힘들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