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NH투자증권 이사가 생각하며 확인하는 투자를 강조했다. 사진은 시대의 인터뷰에 응한 김병연 이사. /사진제공=NH투자증권


"과거와 현재를 계속 비교해 보세요. 1990년대 인터넷 혁명과 지금의 AI(인공지능) 혁명은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습니다. 너무 과거에 얽매이지도 말고, 장밋빛으로 미래를 예측하지도 말고 기업의 실적을 확인하면서 투자해야 합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 이사가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생각하며 확인하는' 투자를 강조했다. 증시는 AI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을 완화하며 점차 상승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흔들리지 말고 계속 시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병연 이사는 20년 넘게 증권업계에 몸담은 투자 전문가다. 그는 지난 7월의 하락장 발생 원인을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에서 찾았다. 급격히 뛴 AI 반도체 가격 때문에 시장이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해 우려했다는 것.

그는 "2027~2028년 반도체 이익에 대한 의심이 있었는데 실적 시즌이 지나며 의구심이 조금씩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신뢰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이 너무 오르며 사이클 종료 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빅테크나 AI 클라우드 기업의 실적을 보자 조금씩 의구심이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시장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우상향을 기대했다. 김 이사는 "반도체가 쉬는 사이 코스닥이 상승하며 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상승했다"며 "3분기와 4분기에 반도체 실적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의구심을 해소하면 우상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급격한 상승세가 또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봤다. 아직 전고점 부근에서 기다리는 물량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8000선 후반에서 9000선에서 손실을 참던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빠르게 올라가기보다는 실적을 확인하며 올라가는 장세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AI 경쟁, '승자 독식' 구조…시장을 계속 확인하라"

AI 기업의 자본 조달에서 금리가 안정된다면 AI 투자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이란 판단도 있었다. 사진은 18일 종가가 표시되는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뉴시스


향후 확인해야 할 변수는 금리다. AI 투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리가 안정된다면 기업들의 자본 조달이 용이해지고 AI 투자 불확실성도 완화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병연 이사는 "이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면 다른 기업에 모든 걸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현금을 넘어 차입을 통해서라도 계속 자본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시장이 흔들렸던 이유는 AI 투자에 대한 수익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조해 국채 금리 안정화에 나서자 금융 시장이 자신감을 얻으며 증시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고 했다.

AI 기업의 현금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김 이사는 이들이 1~2년 정도는 기꺼이 현금흐름 적자를 감수할 것이라고 봤다. 1990년대 닷컴 시대에 살아남은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기업들이 시장을 지배한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그는 "금융 시장에서는 잉여현금흐름(FCF)에 대한 걱정이 많지만 기업 경영자 입장은 다르다"며 "닷컴 시대처럼 결국 최종 승자가 점유율을 차지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손을 놓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오히려 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일희일비하지 않는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시장을 너무 부정적으로도 긍정적으로도 보지 말고 실적을 확인하라"며 "과거와 현재의 레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보라"고 했다.

1990년대의 닷컴 시대와 비교하면서 기술과 자본이 어디에 와 있는지 참고하면 투자 방향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AI 투자가 과거 닷컴 시대와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는 만큼 비교해보며 참고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김 이사는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빠르게 제기됐지만 AI 인프라는 이제 시작 단계이고 AI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AI PC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다"며 "과거 닷컴 시대에 인프라 확장과 투자 우려처럼 AI 투자에도 굴곡과 흐름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교해본다면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