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빚 증가 속도가 다시 빨라지는 가운데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에 금융사들도 건전성을 챙기면서 대출 확대에 신중해진 영향이다. 여기에 연체채권 추심과 매각 등 회수 관련 규제도 강화되면서 여신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저신용자의 생활자금 수요가 여전한 만큼 자금 공급이 지나치게 위축될 경우 취약차주가 더 높은 금리의 상품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과 카드 할부 등 외상거래를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9000억원 늘었다.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에서 직접 빌린 가계대출은 1891조3000억원으로 24조9000억원 증가했다.
비은행권 대출 증가세 '뚝'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이 1분기 13조4000억원에서 2분기 24조9000억원으로 확대된 것과 달리 저축은행·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이 포함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가계대출 증가액이 같은 기간 8조2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은 10조6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금융위원회 통계에서도 최근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세 둔화가 확인된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5월 2조4000억원에서 6월과 7월 각각 8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초 은행권 대출 규제 여파로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불어났지만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총량과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증가 속도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금융위원회 통계에서도 최근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세 둔화가 확인된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5월 2조4000억원에서 6월과 7월 각각 8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초 은행권 대출 규제 여파로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불어났지만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총량과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증가 속도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수요 여전한데 공급은 '신중'
반면 중·저신용자의 자금 수요는 여전히 높다. 핀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출시된 저축은행 생활안정대출의 건당 평균 약정액은 이달 초 기준 879만원으로 최대 한도 1000만원의 88%에 달했다.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가 대상인 이 상품의 주간 한도조회 건수도 평균 3100건을 웃돌았다. 생활비와 급전 등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융사들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은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은 4조34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 감소했다. 2분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도 2조374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6% 줄었다. 자금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건전성 부담으로 금융사들이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연체채권 관리도 대출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취약차주에 대한 과도한 추심을 막는 데는 업계도 대체로 공감하지만 연체 이후 금융사가 활용할 수 있는 회수 방법이 제한될수록 대출을 내줄 때부터 부실 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가 주요 고객인 만큼 이런 변화에 민감하다. 부실채권을 다른 회사에 넘긴 뒤에도 추심 과정에 대한 관리 책임이 이어지는 등 사후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과거처럼 채권 매각을 통해 부실을 정리하기도 쉽지 않아졌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에서도 연체채권 회수 관련 제도가 잇따라 강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고객의 대출 한도나 승인 기준이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생활자금 수요가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금융사 입장에서는 수요만 보고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계대출 총량을 맞춰야 하는 데다 연체율과 대손비용 부담도 있어 상환능력을 따져 선별적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량관리 속 '서민금융 딜레마'
금융당국도 이런 문제를 의식해 가계대출을 엄격히 관리하면서도 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은 관리 실적에서 일부 제외하고 있다. 중·저신용자에게 필요한 자금까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최근 가계대출 한도 소진 속도가 빠르다며 관리를 주문하면서도 "정작 실제 돈이 필요한 곳에는 자금이 흐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장치에도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의 신용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출 수요가 더 고금리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카드론이 줄어드는 동안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이용은 오히려 늘었다. 상대적으로 장기 분할상환이 가능한 카드론 대신 단기·고금리 상품 이용이 늘면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생활자금이나 급전이 필요한 고객의 수요는 대출 관리 강화와 별개로 계속 존재한다"며 "공급을 지나치게 줄일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을 찾는 차주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이런 부분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장치에도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의 신용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출 수요가 더 고금리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카드론이 줄어드는 동안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이용은 오히려 늘었다. 상대적으로 장기 분할상환이 가능한 카드론 대신 단기·고금리 상품 이용이 늘면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생활자금이나 급전이 필요한 고객의 수요는 대출 관리 강화와 별개로 계속 존재한다"며 "공급을 지나치게 줄일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다른 자금 조달 수단을 찾는 차주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이런 부분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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