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지급방식을 손질하기로 했다. 제도 개선 방향을 노사 스스로 논의하고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20일 성과급 지급방식을 보완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관계가 요구와 수용의 구도를 넘어 공동의 문제해결 주체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더한다는 분석이다.



합의안 핵심은 성과급 지급 수단 재편이다. 초과이익분배금(PS) 전체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이 기준이 됐다. 당해지급분은 현금 40%와 주식 40%, 이연지급분은 1년 후 주식 10%와 2년 후 주식 10%로 나뉜다. 당해지급분 주식은 그해 매도할 수 있고 이연지급분은 각각의 지급 시점에 매도 가능하다.

주식 비중은 구성원이 원할 경우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다. 이연지급분은 지급 시점에 주식 수와 이연 금액 중 한 가지 방식으로 확정한다. 주식 수는 연간 잠정 실적 공시일과 PS 현금 지급일, 주식 지급일 세 시점의 종가 가운데 가장 낮은 값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기존 방식은 PS의 80%를 당해 연도에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를 2년에 걸쳐 각각 10%씩 이연 지급하는 구조였다.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는 산정 틀은 그대로 유지된다.

특히 위기 분담 조항이 눈길을 끈다. 적자 발생 시 임금 지급 이연 방식과 수준, 흑자 전환 시 일시 지급 방안이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이연 폭은 3% 이내다. 고용안정 대책 등 위기 극복 방안에 노사가 합의한 뒤 시행하며 흑자 전환 시 즉시 원상 복구한다. 구성원의 고용안정과 회사 조기 회복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한다는 전제 아래 마련된 조항이다.



이러한 위기 대응 기조는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과거 SK하이닉스 노사는 자발적인 무급휴직을 시행한 바 있고, 2023년 다운턴 시기에는 구성원 임금의 일정 부분을 이연해 위기 극복에 우선 투입한 뒤 흑자 확인 즉시 지급했다.

사회공헌과 복지 관련 합의도 함께 담겼다. 구성원이 성과급 일부를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 금액을 출연하는 1대 1 매칭 그랜트 방식의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참여 여부는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식단가 인상과 경조사 지원 확대 등 복지 안건에서도 합의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성과 공유뿐 아니라 위기 분담까지 노사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해당 틀을 자체 설계해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국내 노사관계에서 하나의 참고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