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이 추진해 온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진=LG생활건강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이 취임 이후 공들여온 브랜드 다변화 전략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닥터그루트를 비롯해 이 사장이 키워온 '작은 요트'들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LG생활건강의 성장축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닥터그루트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424곳에 14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 3월 세포라 온라인에 입점한 뒤 5월 90여개 매장에서 선론칭한 데 이어 판매망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판매 호조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이 지난 10일 기준 미국 아마존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탈모 카테고리 Top100에 진입한 한국 제품 5개 가운데 4개가 닥터그루트 제품이었다. 샴푸와 세럼, 컨디셔너 등 여러 제품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별 해외 시장 공략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더페이스샵은 지난달 미국 월마트에 입점했으며 힌스는 하반기 얼타뷰티 400여개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 입점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VDL의 코스트코 진출과 CNP의 현지 전용 상품 출시, 유시몰의 하라주쿠 팝업 등을 통해 접점을 넓혔다. 중국에서는 면세 공급량을 조절하는 동시에 더후의 럭셔리 포지셔닝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여러 브랜드를 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이선주 사장의 구상이 자리한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과거 K뷰티 시장은 몇몇 큰 배가 전체 시장을 이끌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수많은 작은 요트들이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빠르고 민첩하게 항해하며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을 4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LG생활건강은 더후·CNP·빌리프·더페이스샵·닥터그루트·유시몰 등 6대 글로벌 브랜드와 VDL·피지오겔·도미나스·프라엘 등 4대 지역별 전략 브랜드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에 역량을 집중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주력 브랜드와 공략 방식을 달리해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방식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핵심 브랜드를 중심으로 북미와 일본 등 주요 해외 시장의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의 핵심 유통 채널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안정적인 글로벌 사업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는 실적에서 확인된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3% 늘어난 205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중국 매출(1760억원)을 넘어섰다. 전체 뷰티 사업 매출은 8184억원으로 같은 기간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닥터그루트를 시작으로 이 사장의 다브랜드 육성 전략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후속 브랜드까지 해외 시장에 안착해 제2·제3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다면 LG생활건강의 중장기 성장 기반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닥터그루트의 북미 성과는 LG생활건강이 기존 브랜드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후속 브랜드에서 성과가 이어진다면 여러 브랜드가 성장을 이끄는 구조가 자리 잡으며 중장기 성장 기반은 한층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