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재개한다. 올해 노조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이 2조3000억원에 달한 가운데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아 노조도 파업을 앞둔 만큼 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그룹 전반의 파업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에서 17차 교섭을 진행한다. 지난 21일 10년 만의 전면파업 이후 사흘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다. 노조는 이날 예정했던 4시간 부분파업을 유보했으며 오는 25일 파업 여부는 교섭 결과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1일 조합원 3만8000여명이 참여한 전면파업을 진행했다. 오전조와 오후조가 각각 8시간씩 작업을 중단하면서 울산·전주·아산공장의 모든 생산라인이 총 16시간 동안 멈췄다. 같은 날 오후에는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상경 투쟁을 벌이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올해 노조의 누적 파업 시간은 총 60시간이다. 교대근무 특성상 실제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간은 120시간에 달한다. 지난해 현대차의 시간당 생산량(460대)과 대당 평균 판매단가(4265만원)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누적 생산 차질은 약 5만5200대, 매출 손실 추정액은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노사 협상의 최대 난관은 임금 외 핵심 요구안이다. 노조는 상여금 50% 인상과 과거 노조 활동 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 복직,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계한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사법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까지 임단협 안건에 포함되면서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은 법 제도와 맞물려 있어 노사 합의만으로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비임금 요구안을 강하게 관철해 노조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7월 국내 판매량은 4만81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줄었다. 하반기 신형 아반떼·투싼, 제네시스 GV90·GV80 하이브리드 등 주요 신차를 앞세워 판매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초기 생산 차질과 출고 지연으로 신차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현대차 교섭은 기아의 임단협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 노조는 현대차와는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양사 노조가 정년 연장과 공정한 성과 분배 등 핵심 요구안을 공유하고 있어 협상 결과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기아 노조는 오는 26~28일 하루 2~4시간씩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로 기아까지 파업에 돌입할 경우 현대차그룹 전반의 생산 차질과 손실 확대가 불가피하다.
강성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장은 지난 21일 "사측은 불안한 대외 환경과 법 개정을 핑계로 요구안을 외면하고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며 "정년 연장 등 핵심 요구 사항을 쟁취할 때까지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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