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청 전경./사진제공=포항시


포항시가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642억1000만원에 달하는 심각한 재원 부족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338억5000만원 규모의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재정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결국 약 600억원 규모의 지방채 추가 발행까지 검토하는 상황에 놓였다.



26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문제는 이번 재정 부족이 일회성 세수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는 9월 이후 국·도비 보조사업에 대한 시비 매칭 부담과 공무원연금·건강보험 등 법정·의무적 지출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포항시의 가용재원 부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포항시가 당장의 부족 재원을 지방채로 충당할 경우 이미 빠르게 늘어난 채무에 또다시 빚을 얹는 구조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 지방채 규모는 2019년 679억원에서 2021년 1377억원, 2022년 1800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약 2623억원, 2025년 2898억원까지 불어났다. 2026년 말에는 약 291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과 비교하면 7년 만에 약 4.3배로 증가하는 셈이다.



이번 추경 과정에서 세입과 각 부서의 세출 요구액을 맞추는 과정에서 642억1000만원의 재원 부족이 발생했고, 포항시는 사업 조정 등을 통해 338억5000만원 규모의 세출을 줄였지만 여전히 부족 재원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시는 약 6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재원 조달 방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거론되는 지방채 투입 대상에는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비 약 400억원을 비롯해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생활체육인 전용체육파크, 환호공원 공영주차타워 등 주요 투자사업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지방채 발행이 현실화될 경우 포항시는 당장의 재원 부족을 해소하는 대신 향후 원금과 이자 상환이라는 추가적인 고정비용을 떠안게 된다.

더욱이 9월 이후에도 국·도비 매칭사업에 대한 시비 부담과 법정·의무지출이 예정돼 있어 올해 한 차례 지방채 발행만으로 재정 문제가 해소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포항시 재정 압박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대형 투자사업과 국·도비 보조사업이 꼽힌다.

국·도비 사업은 외형적으로 지방재정 부담이 적어 보이지만 대부분 일정 비율의 시비 매칭이 뒤따라 사업비 규모가 커질수록 시가 부담해야 하는 자체 재원 역시 늘어난다. 준공 이후 발생하는 인건비, 시설관리비, 유지·보수비 등 매년 반복되는 운영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포항시의 전체 예산 규모가 커지는 동안 자체적인 재정 여력은 오히려 감소했다. 전체 예산은 2022년 2조5342억원에서 올해 3조880억원으로 약 5538억원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재정자립도는 27%에서 19.99%로 떨어졌다.

자체 확보 세입 역시 2022년 6023억원에서 올해 5432억원으로 591억원 감소한 반면, 복지예산은 같은 기간 7653억원에서 1조629억원으로 2976억원 늘었다.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재원은 줄고 복지·법정지출과 대형 사업 시비 매칭 부담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재정 압박이 표면화된 것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지난 수년간 진행된 대형사업의 우선순위와 중장기 재정계획의 적정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679억원이던 지방채가 2026년 2915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난 수년간 어떤 사업에 얼마의 지방채와 시비가 투입됐는지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사업을 결정할 당시 사업비뿐 아니라 향후 운영비와 유지관리비, 지방채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업 추진 당시에는 국·도비 확보와 지역 개발 효과가 강조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비 매칭과 시설 운영비, 채무상환 부담 등이 동시에 현실화됐다면 사업 결정 과정과 중장기 재정계획의 적정성 역시 검증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부족 재원을 또다시 지방채로 충당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재원 부족→지방채 발행→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가용재원 감소→추가 지방채 발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항시 재정 정상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일괄 예산 삭감 이상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대형사업의 우선순위를 다시 점검하고 사업별 지방채 투입 규모와 향후 원리금 상환계획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국·도비 보조사업 역시 시비 매칭액과 준공 이후 운영비까지 포함한 중장기 재정부담을 사전에 산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지난 수년간 지방채가 급증한 원인과 사업별 채무 투입 내역, 향후 상환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제2회 추경에서 642억1000만원의 재원이 부족하고 338억5000만원의 세출을 줄이고도 부족분을 해소하지 못한 현재의 상황은 포항시 재정 문제가 더 이상 잠재적 위험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 A씨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2019년 679억원이던 지방채가 왜 불과 7년 만에 2915억원까지 늘어나게 됐는지 원인 규명과 설명이 선행돼야 한다"며 "점검 없이 또 다시 지방채로 부족 재원을 메운다면 신규 지방채는 재정위기의 해결책이 아니라 또 다른 채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