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홍수 사태가 또 네팔을 덮쳤다. 네팔은 2년만에 또 한번 재앙으로 폐허가 됐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각) 오전 8시37분쯤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네팔 경찰 발표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3시50분 기준 현재 최소 165명이 숨지고 1300명 이상 실종됐다.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실종자 중에는 외국인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네팔 관광부에 따르면 실종자 대부분은 여행객이다. 실종 외국인 중에는 인도, 호주, 영국,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인이 포함됐다. 중국 국영 CCTV 방송은 이날 티베트 현지 당국자들을 인용해 산사태로 558명이 실종됐으며 이 중 외국인이 260명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한국인 9명도 실종 상태다. 이들은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들이다. 이밖에 홍수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와 경찰·소방 인력으로 구성한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2년 전 네팔에선 이미 홍수 사태를 겪었다. 2024년 9월26일 네팔 카트만두를 포함한 중·동부 지역에 폭우로 강물이 대거 범람해 최소 246명이 사망했고 수십명이 실종됐다. 다만 이번 홍수는 원인을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다.
맑은 하늘에 날벼락…빙하 붕괴로 시작된 산사태

네팔 정부와 일부 외신은 이번 홍수 사태를 규모 4.4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전했다. 하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 센서 데이터와 위성 이미지를 수정 재분석한 결과 지진이 아닌 규모 5.2와 맞먹는 초대형 빙하 붕괴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고지대 빙하에서 폭 600m 규모 대형 얼음과 암석 덩어리가 붕괴되면서 렌데 콜라 강 상류로 쏟아졌고 대홍수로 이어졌다.
AP통신과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이번 네팔 홍수 사태에 대해 쏟아진 얼음과 토사가 산간 계곡 강물을 막아 순식간에 거대한 임시 제방이 형성됐고 수압을 견디지 못한 토사 막힘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토석류와 결합된 엄청난 수량이 하류(보테코시 강, 트리슐리 강)로 일시에 쏟아져 내려 하류 마을과 수력발전소를 무너뜨렸다고 분석했다.
BBC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사태라고 보도했다. 국제 기후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히말라야 지역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급격히 약화됐다"며 "거대 빙하 붕괴, 얼음·암석 산사태가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CIMOD 산악 기후 전문가는 인터뷰를 통해 "지구온난화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과거 수십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던 고지대 재해 발생 주기가 불과 1년 안팎으로 극단적으로 단축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잦은 홍수, 어떻게 해야 예방 가능할까?

2024년에 이어 올해까지 홍수 사태가 터지나 재발 방지 대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26일 로이터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고지대 빙하, 영구동토층의 균열과 이동 상태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는 위성 감시 체계를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류 주민들이 산사태나 빙하 붕괴 발생 시 대피할 수 있도록 유역 전체를 잇는 경보 센서, 주민 대피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매체 가디언과 BBC는 이번 홍수와 관련해 지형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하천 범람원이나 수로 인근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주택과 인프라 구역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주요 도로, 수력발전소 단지 조성 시 토사 유출과 돌발 대홍수에 견딜 수 있는 방재 설계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디언은 "붕괴가 일어나는 상류(티베트, 중국)와 실제 피해가 발생하는 중·하류(네팔, 인도 북부)가 국경을 맞대고 있다"며 "상류 지역 기상과 빙하 변화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하는 다국적 환경 공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단순히 네팔과 인근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UN과 국제 환경 기구는 히말라야 지역이 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는 만큼 히말라야 접경국에 대한 글로벌 기후 적응 자금 투입을 늘려 위험 지역 고지대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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