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가계대출 총량을 크게 늘리지 않는 가운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저축은행 로고./사진=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대출 영업 무게중심이 중금리·서민금융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 규모는 반년째 사실상 제자리지만 민간중금리대출은 2분기에만 6000억원 늘었다. 부실자산 정리로 건전성 부담을 낮춘 저축은행들이 무작정 대출 총량을 확대하기보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 공급을 늘리며 영업 기반을 다시 다지는 모습이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9조6000억원으로 3월 말 39조4000억원보다 0.5%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도 39조6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전체로는 사실상 제자리다. 전체 여신은 3월 말 95조원에서 6월 말 95조8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중금리로 대출 무게중심 이동

전체 가계대출과 달리 중금리대출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민간중금리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7조6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다 6월 말 18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2분기 증가액만 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 2000억원보다 컸다. 저축은행중앙회도 2분기 여신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민간중금리대출과 기업대출 증가를 꼽았다.

서민금융 공급도 함께 확대됐다. 햇살론과 사잇돌2, 중금리대출을 합친 잔액은 3월 말 24조7000억원에서 6월 말 25조4000억원으로 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29일에는 '중금리 생활안정대출'도 출시됐다. 저축은행 업계는 하반기에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저축은행이 가계대출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중·저신용자 등 주요 고객층을 중심으로 선택적인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유가증권 운용수익 등 비영업 수익 비중이 높은 만큼 영업 확대를 통해 영업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흑자 회복으로 영업 여력 확보

대출 영업을 다시 늘릴 수 있는 배경에는 건전성 개선이 있다. 저축은행의 2분기 부실채권 매·상각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1분기 6000억원보다 5000억원 늘었다. 이에 전체 연체율은 3월 말 6.7%에서 6월 말 6.3%로 0.4%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8%에서 4.6%, 기업대출 연체율은 8.9%에서 8.4%로 각각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8.6%에서 8.2%로 개선됐다.

수익성 역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저축은행은 2분기 432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76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70억원보다 198.0% 증가했다. 다만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와 대손비용 감소가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출 영업 기반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저축은행은 대출 확대 속도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주요 고객층인 중·저신용자는 대출 증가가 향후 연체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기본적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대출을 확대하면 연체 위험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연체 가능성까지 감안해 대출 공급과 건전성을 균형 있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