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연구원 5명은 연말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를 것으로 봤으며, 이 가운데 3명은 내년 추가 인상으로 3.50%에 이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한국은행이 지난 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리면서 시장의 시선은 이제 '얼마나 더, 언제까지'로 쏠린다. 연말 기준금리는 3.25%까지 한 차례 더 오른 뒤 내년 1분기 3.50%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 사이클이 현실화할 경우 최근 크게 늘어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달에 이어 두 회의 연속 올리는 '백투백(back-to-back)' 인상이다.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차례 연속 인상한 이후 3년7개월 만의 연속 인상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이를 "이례적인 조치"라며 시장에 강한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배경에는 예상보다 강한 국내 경제 성장세와 지속되는 물가 압력이 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 내년은 2.1%에서 2.9%로 높였다. 올해와 내년 근원물가 전망도 모두 2.5%로 상향했다.

내년 1분기 3.5% 전망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의 이자 부담과 신규대출·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사진=뉴시스


[시대]가 증권사 5곳에 취재한 결과 연말 기준금리 전망은 3.25%로 모였다. 두 차례 연속 인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10월에는 숨을 고른 뒤 11월 한 차례 더 올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근원물가 압력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내년에는 3.50%까지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들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박준우 하나증권·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추가 인상을 거쳐 기준금리가 3.50%까지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수출·투자 호조가 내수로 확산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물가 압력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박준우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확장 국면의 초입에 있는 만큼 인상 사이클이 단기에 멈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매크로(거시) 여건 등을 고려하면 최종 기준금리 3.50%는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봤다.

한은도 내년 초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년 2월까지를 내다본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조건부 금리 전망은 3.25%가 10개로 가장 많았지만 3.50%에도 6개가 찍혔다. 신 총재는 두 차례 연속 인상 효과를 점검하겠다면서도 향후 모든 회의가 금리 조정 가능성이 열린 '라이브 미팅'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68%가 변동형…이자 부담 커진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의 이자 부담과 신규대출·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도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사진=뉴시스


문제는 가계대출이다. 7월 은행 가계대출은 5조4000억원 늘었고 이 가운데 주담대 증가분이 3조4000억원이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신규 주담대의 변동금리 비중은 68.1%로 12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고정형 금리가 연 4.76%로 변동형 4.35%보다 0.41%포인트 높다는 이유로 당장 금리가 싼 변동형으로 수요가 몰린 결과다. 7월 말 잔액 기준 변동형 비중도 37.6%에 달했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18%로 한 달 새 0.13%포인트 올랐다. 변동형은 코픽스 등 지표금리 변동이 재산정 주기에 따라 반영되는 만큼 7·8월 기준금리 인상의 부담이 시차를 두고 커질 수 있다. 한은은 주담대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이 3조7000억원, 1인당 평균 59만2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신규 차주는 대출 여력이 줄고 기존 변동금리 차주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넷째 주 0.29% 올랐지만 금리 상승으로 중저가·외곽지역의 거래와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공급 부족과 강화된 대출 규제를 감안하면 집값을 단기간에 하락세로 돌릴 정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신 총재는 "금리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이번 선제적 대응은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대출을 막는 재료인 것은 맞지만 이것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