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핵추진잠수함(SSN) 획득 사업을 국가 핵심 국책사업으로 지정하고 대통령 직속 컨트롤타워와 전담 사업단을 설치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핵연료와 원자로 안전 규제, 예산·조달 특례까지 별도 법률로 뒷받침해 10년 이상 걸리는 핵추진잠수함 사업을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 의원은 최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핵추진잠수함사업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국민의힘 의원 30명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유 의원은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확대에 따른 잠수함 기술 이전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핵추진잠수함 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핵추진잠수함의 독보적인 기동력과 지속 작전 능력은 한반도 주변 해역은 물론 급변하는 인도·태평양 해양 안보 환경에서 적의 도발 의지를 억제할 국가안보의 핵심"이라며 "핵추진잠수함 확보의 첫걸음을 떼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대한민국 생존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특별법은 핵추진잠수함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크게 5가지 제도적 장치를 담았다.
우선 핵추진잠수함 사업을 국가 핵심 국책사업으로 지정하고 대통령 직속 전략위원회를 설치한다. 위원장은 대통령이 맡고 합참의장도 위원으로 참여하도록 해 군과 정부 부처를 아우르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 사업에 대해서는 10년 주기 평가 제도를 도입해 정권 변동과 관계없이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원자로의 인허가와 안전검사 등 규제 권한은 군 내부가 아닌 원자력안전위원회로 일원화한다. 비확산 원칙도 법률에 직접 명시한다. 핵연료는 우라늄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고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장만 탑재하도록 규정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비확산 우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장기간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한 특별회계도 설치한다. 원자로 소재 등 조달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특수 자재는 예산 편성 이전에도 사전 구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세출예산 이월도 허용한다. 단년도 예산 체계로 인해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문제를 막겠다는 것이다.
기획과 연구개발부터 잠수함 건조, 미국과의 협의까지 사업 전 과정을 전담하는 핵추진잠수함사업단도 신설한다. 민·관·군의 관련 역량을 하나의 조직으로 묶어 사업의 일관성과 집행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원자력 사고와 승조원 안전에 대한 국가 책임도 강화한다. 핵추진잠수함 관련 원자력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국가가 피해를 전액 배상하도록 하고 기지 주변 지역에 대한 주민 지원 근거를 마련한다. 잠수함 승조원은 방사선작업종사자로 간주해 피폭 기록을 30년 동안 보존하도록 했다.

유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으로 미국과의 핵연료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서 잠수함 설계·건조 기술을 확보하더라도 핵연료 공급과 비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 상원 군사위원회가 2027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 심사 과정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확보와 관련한 한미 협력 방안을 검토해 보고하도록 요구한 점을 주목했다.
유 의원은 "미국의 검토 결과가 나온 뒤 대응해서는 늦는다"며 "미 행정부와 의회가 검토를 시작한 지금 한국의 확고한 비확산 의지와 전략적 논리가 미국 정책에 반영되도록 체계적인 대미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조선업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조선업 재건과 해군 함정 건조 능력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공급망 부족을 보완하는 대신 핵연료 분야에서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핵추진잠수함을 단순한 대북 대응용이 아니라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의 해양안보와 안정에 기여하는 전략적 동맹 자산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며 "이번 특별법은 대미 신뢰의 토대 위에서 핵추진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하기 위한 실전형 특별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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