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AIDC를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규정했다. 정부가 550조원 민간투자를 앞세워 국가 전략산업으로 올려놓은 시설이지만 현행 세법은 이를 임대용 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어서 논란이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AIDC 특별법'은 인허가 일괄처리, 타임아웃제, 비수도권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등을 담아 AIDC 구축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근거를 마련했지만 세제 지원은 담기지 않았다. 세제 혜택의 기준이 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제24조는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서 중고품과 임대용 자산을 제외하고, 시행령은 임대용 자산을 임대사업용 자산과 타인에게 임대할 목적으로 취득한 자산으로 규정한다.
고객사에 서버 공간과 전력, 냉각설비를 빌려주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방식의 AIDC는 외부 기업에 AI 연산 자원을 공급하는 구조여서 현행 세법상 임대업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제를 받으려면 사업자가 자산을 직접 사서 써야 한다.
네이버클라우드 등 주요 기업들도 이 요건에 걸려 공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지난 7월 국회 토론회에서 감가상각 기준도 걸림돌로 꼽았다. AI 팩토리 구축 비용의 약 70%가 GPU 등 컴퓨팅 인프라에 들어가지만 교체 주기는 2~3년, 회계상 감가상각은 5년이어서 투자 결정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AIDC 사업자가 아니지만 자사 서비스에 AI를 직접 활용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절차에 가로막혀 있다. 카카오는 경기 안산 데이터센터 구축과 서버·네트워크 장비 확보에 약 4249억원을 투입했고, 총사업비 2조4065억원 규모로 지난달 착공한 전남 해남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은 일반 데이터센터이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들은 정부 사업 때문에 한시적으로 추가 배치해서 돌리고 있는 형태"라며 "AIDC로 운영하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까 구체적으로 측정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대규모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하는 SK텔레콤도 세법 규제에 부딪혔다. 이영탁 SK텔레콤 AI정책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AIDC 구축 정책 토론회에서 1기가와트(GW) 데이터센터 한 곳에 GPU 50만장, 70조원가량이 든다며 "AIDC 성격이 자가소비용보다는 남한테 생산한 지능을 제공하는 데 있기 때문에 자가소비형이 아닌 AIDC에 대해서도 적정 수준의 세액공제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자가소비용으로 세액공제를 받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공제율 격차도 부담으로 꼽힌다. AI 분야는 지난해 조특법 개정으로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됐지만 시설투자 공제율은 기본 구간(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에 묶여 있다. 반도체 분야는 각각 20%, 30%의 우대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업계는 GPU 서버가 첨단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만큼 반도체 수준의 공제율 격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같은 토론회에서 클라우드가 연구개발 투자에는 23%를 적용받지만 시설투자 공제율은 1% 수준이라고 짚었다.
전력과 냉각설비의 성격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조특법 시행규칙은 건물에 딸린 전기설비와 냉난방·통풍설비를 건축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공제 대상에서 뺀다. 랙 전력밀도가 커질수록 전력과 냉각 부하도 함께 커지지만 AIDC의 전력·공조·냉각설비가 건축물 부속설비로 해석되면 공제가 부인될 수 있다.
조 교수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용량은 156기가와트(GW)로 지금까지 구축된 용량의 2배 규모"라며 향후 3~4년을 투자 경쟁의 골든타임으로 꼽았다. "전력이나 냉각을 단순 설비로 보고 세제 혜택에서 제외하면 실제로는 인프라를 돌리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덧붙였다.
세제 구조를 손대는 데 대한 신중론도 있다. 설인수 삼정회계법인 회계사는 지난 5월 열린 한국조세법학회 학술대회에서 "국가전략기술사업화시설의 범위에 건축물 일부를 포함시키는 것은 단순 해석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통합투자세액공제 구조 자체를 수정하는 문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당국도 통상적인 지원 원칙과 부작용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다. 같은 토론회에서 조문균 재정경제부 조세특례제도과장은 "반도체는 국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선도 산업이자 주기적 시설투자가 필요한 산업이어서 예외적으로 추가 지원한 것"이라며 "AI 투자는 초기 지원 단계여서 그 정도로 공제율을 올리기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DC를 통해 해외 AI 기업까지 지원하게 될까 우려된다"며 기업의 자료 제출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AIDC와 AI 팩토리를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 명시하고 임대용 자산 배제 규정에서 제외하는 조특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국내 AIDC에서 생산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비용의 20%를 공제하는 생산세액공제 신설도 함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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