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로봇 공급망이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배터리부터 전자업계까지 로봇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면서 소재·부품·완제품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이 한층 두터워지는 모습이다. 산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개별 기업은 물론 국가 로봇 산업 성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는 최근 로봇 배터리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에코프로비엠이 개발 중인 하이니켈 양극재와 전고체배터리용 양극재,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이 전략의 핵심으로, 고체전해질은 연산 40톤 규모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하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잡았다.
포스코퓨처엠도 마찬가지다.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실리콘음극재(Si-C)를 개발 중이며, 전고체배터리용 양·음극재 개발도 가속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특성상 고밀도 배터리가 요구되는 만큼 양사 모두 이를 구현하기 위한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셀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기존 산업용 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기기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용 로봇에 원통형 배터리(2170)를 공급해왔던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고출력 탭리스 2170 제품으로 로봇 수요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탭리스 구조를 적용해 기존 제품 대비 출력과 급속 충전 성능을 높였다.
삼성SDI는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랩 서비스 로봇 '달이'(DAL-e)에 자사 원통형 배터리를 적용한 데 이어 내년 양산을 목표로 전고체배터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SK온은 현대위아 물류 로봇과 주차 로봇에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며 로봇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전자부품업계는 차량용으로 축적해온 카메라·센싱 기술을 휴머노이드로 넓히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휴머노이드용 고화질·고화소 센싱 모듈 초도 양산을 추진 중이며, 자동초점(AF)으로 원거리 물체를 인식하는 3차원(3D) 센싱 제품도 개발한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를 결합한 복합 센싱 모듈로 피지컬 AI 시장에 나서는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차세대 아틀라스에 적용할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삼성·LG전자도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며 국내 공급망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1일 대표이사 직속 RX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중장기 로봇 전략 수립부터 핵심 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아우르는 통합 체계로, 경북 구미에는 휴머노이드 양산라인과 로봇 학습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이터 팩토리도 조성한다.
LG전자는 지난 6월 말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 신설을 발표한 데 이어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를 구축 중이다. 올해는 로봇의 동력을 발생시키고 움직임을 정밀 제어하는 액추에이터 'LG 악시움'의 양산 체계를 경남 창원 공장에 갖추고 수주 활동에 나선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5일 IFA 2026 기자간담회에서 "이른 시일 내에 수주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로봇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는 만큼 국내 공급망 강화 흐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 3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까지 380억달러(약 56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연간 출하량은 14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기업의 역할은 지난 6월 25일 공개한 별도 보고서에서 짚었다. 한국이 2035년까지 41만2000대의 휴머노이드 생산을 지원해 글로벌 생산량의 30%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부도 최근 국민성장펀드 투자 승인 사실을 알리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CT, 배터리 공급망과 우수한 정밀제어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및 미·중 간의 로봇 산업 경쟁 격화와 맞물려 우리나라 로봇 산업에도 중장기적인 성장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언팩] 회사의 이익, 누구의 몫일까? 'N% 성과급' 논쟁](https://i.ytimg.com/vi/yu7khZeLqo8/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