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DC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전력·공조를 아우르는 '지능 생산 시설'로 인정받을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정재헌 AIDC 얼라이언스 민간 공동의장 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7월 출범식에서 앞으로 3~5년을 AI 인프라 경쟁의 골든타임으로 꼽았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AIDC와 토큰을 생산하는 AI 팩토리를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으로 명시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AIDC 관련 자산을 임대용 자산으로 보지 않도록 예외를 뒀다. 국내 AIDC에서 생산해 판매한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생산비용의 20%를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빼주는 생산세액공제도 새로 담았다. 공제 적용기한은 2030년까지로 설계했다.
황 의원은 AI 팩토리를 단순한 임대시설이 아니라 토큰과 지능을 생산·수출하는 산업 공장으로 규정했다. 황 의원은 앞서 7월7일 AI·반도체·바이오 등 국가전략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면 생산비용의 15%를 공제하는 조특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주요국은 이미 제도를 손질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100% 보너스 감가상각을 영구화했다. 이는 2017년 감세법에 따라 2027년 0%로 사라질 예정이던 제도를 되살린 것이다. 지난해 1월19일 이후 취득해 사용을 시작한 자산이 대상이며 GPU·CPU와 네트워크 장비는 물론 내용연수 20년 이하로 분류되는 전력·냉각 설비도 포함된다. 연방 법인세율 21%를 기준으로 하면 투자금의 약 21%에 해당하는 세액을 첫해에 앞당겨 덜어내는 효과가 있다.
인도는 데이터센터를 도로·항만에 준하는 기반시설로 다룬다. 2026-2027 회계연도 예산은 인도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전 세계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의 해외 고객 소득을 2046-2047 과세연도까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인도 서버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글로벌 소득 전체가 인도에서 과세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입법으로 걷어낸 셈이다.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이 조치로 2000억달러(한화 약 274조원) 규모 투자가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EU)은 AI 분야에서 2000억유로(약 317조원) 투자를 끌어내는 틀을 세우고 이 가운데 200억유로(약 32조원)를 4~5곳 규모의 AI 기가팩토리 재원으로 배정했다. 기존 슈퍼컴퓨팅망을 활용한 AI 팩토리는 19곳 이상 세우기로 했다.
전기요금 체계도 과제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운영비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안팎에 이르는 만큼 GPU를 장시간 높은 가동률로 운용하는 특성을 고려한 'AIDC 전용 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요구다.
정부도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둔 사전 브리핑에서 "AIDC 전용 요금제를 연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지난달 26일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나눠 지역별 조정요금을 신설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설계안을 공개한 데 이어 이틑날 'AIDC 연구회'를 출범시키고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접속할 때 갖춰야 할 기술 최소 요건인 '그리드코드'를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용수 문제는 냉각 방식에서 해법을 찾는 방안이 거론된다. 액침냉각과 폐쇄형 루프가 대안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지방 이전 유도 역시 규제가 아닌 유인 구조로 바꾸고 GPU를 옮겨 설치할 때 사후관리 요건을 풀어줘야 지역 균형과 인프라 확충을 함께 잡을 수 있다고 본다.
남은 쟁점은 세제로 좁혀진다. 정재헌 대표는 출범식에서 AIDC를 지능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파는 '수출 공장'으로 규정하며 해외 수요 유치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재정경제부는 AIDC가 국내 AI 생태계를 키우기보다 해외 기업 전용 시설로 쓰일 가능성을 경계하며 유권해석과 증빙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3일 발표하고 이달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안에도 AIDC를 임대용 자산에서 빼주는 조항은 담기지 않았다.
산업 육성 부처와 세제 당국의 협력이 다음 단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조영임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용수와 입지 등도 다 중요하지만 전력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며 "AIDC 요금제 등 실효성 있는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DC를 국내용으로만 운영할 경우 규모가 작아지고 쪼그라든다"며 "글로벌 시대에 열린 자세로 해외 기업을 유치해 쓰게 하고 세금을 걷는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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