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연구원이 도내 840km에 달하는 고속도로 인프라를 활용해 전력난을 해결할 '경기도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반도체 시대의 전력난, 고속도로 위에서 답을 찾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속도로 지하는 이미 국가가 확보한 땅이어서 사유지 보상이나 주민 갈등 없이 송배전관로를 깔 수 있는 획기적 대안으로 제시됐다.
서해안 간척지에서 생산될 약 3GW 규모의 태양광 전력을 반도체 산업이 밀집한 경기 남부로 끌어오는 최단 경로는 서해안·평택시흥 고속도로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기존에 평균 13년가량 걸리던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5~7년 이상 단축할 수 있어 2029년부터 가동되는 용인 반도체 공장의 전력 공급 시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속도로는 자체로 '무공해 발전소' 역할도 한다. 도내 고속도로 비탈면과 방음벽 등 유휴부지 840km를 활용하면 588M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 연간 발전량은 773GWh로 중소도시 전체가 쓸 수 있는 양이다.
휴게소와 나들목마다 4MW급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 전략도 더해진다. 낮에 만든 잉여 전기를 저장했다가 밤에 보내면 배전선로 수용 한계가 14MW에서 18MW로 늘어 대규모 송전망 완성 전이라도 당장 숨통이 트인다.
이번 구상은 도민이 사업비 4% 이상 투자자로 참여해 발전 수익을 배당받는 '상생형 모델'로 설계됐다. 주민참여형 추진 시 이격거리 규제를 받지 않고 주민 수용성도 확보할 수 있다.
연구원은 경기도·한국도로공사·한국전력공사의 3자 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하며, 1단계로 '서화성 집전 피더망' 시범사업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김점산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와 AI 산업의 성패는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그리고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고속도로를 활용한 에너지 망 구축은 주민 갈등과 토지 보상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혁신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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