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놓고 여권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논란은 크게 ▲의원직 유지 ▲배우자 당직·급여 ▲언더조직 성인지 감수성 ▲성평등 전문성 등 4가지로 요약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당 공식 유튜브에서 용 후보자와 관련, "많은 우려와 비판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청문회를 하지 않아도 드러나 있던 사실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첫번째 쟁점은 의원직 유지 방침이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어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사퇴할 법적 의무는 없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으로 입각한 의원들은 다음 순번을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는 게 관례였다. 김한길·이달곤·강은희·신원식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용 후보자는 2020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5번, 2024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6번으로 당선됐다. 그는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는 어려움이 있다"며 "개인의 결정이 당의 진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 소수정당의 어려움에 대해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당에 이미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2일 "장관을 시키는데 국회의원까지 계속하겠다고 하면 누가 보더라도 욕심으로 보이고 불공정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청년층과의 접점이 부족한 상황에서 30대인 용 후보자의 상징성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용 후보자가 낙마하면 그를 대신할 청년 장관 후보군을 찾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고민도 깔려 있다.
둘째, 배우자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의 당직도 검증 대상이다. 기본소득당이 공개한 회의 결과에는 2020년 1월22일 열린 첫 상무위원회 참석자로는 당시 상임대표였던 용 후보자가, 참관인으로는 박씨가 기재됐다. 안건 처리 결과에는 "사무총장으로 박기홍 당원을 임명함"이라고 적혀 있다. 박씨 인선은 같은 해 2월1일 9명이 참석한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전원 찬성으로 인준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기본소득당의 2026년 상반기 회계보고 자료에 따르면 박씨에게 1~5월 지급된 월 급여는 296만~307만원이었다. 2월에는 설 상여금 80만원도 별도로 지급됐다.
기본소득당은 입장문에서 "기본소득당은 2020년 1월19일 창당대회에서 용혜인 상임대표 1인을 선출했다"며 "제1차 상무위원회는 창당 직후 첫 회의로, 당내 논의를 거쳐 사무총장 임명 절차를 밟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무총장 인선은 당시 당헌에 따라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인준됐다"며 "당시 사무총장이 용 후보자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창당 초기의 모든 당적 결정을 '부부 회의'라 모독하는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셋째, 용 후보자가 노동당 활동 당시 성인지 감수성이 낮은 '비선(언더)조직'에 속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SNS에 "용혜인 후보를 비롯한 기본소득당의 주요 인사들과 같은 '비선 조직'에 소속돼 활동해왔다"며 해당 조직과의 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노동당 진상조사위원회는 2018년 보고서에서 "언더조직이 실제로 존재했으며 다수의 노동당 당원들이 관련됐음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이어 "언더조직이 낙태 금지, 혼전 순결의 내용이 담긴 교양교재를 활용해 구성원들을 사상 교양했다는 점은 복수의 진술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보고서에는 용 후보자의 이름이나 해당 조직 소속 여부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성평등 정책 입법 이력도 공방 대상이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용 후보자가 21·22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률안과 결의안 등 116건 가운데 여성가족위원회·성평등가족위원회 소관 법률안은 없었다. 용 후보자가 관련 법률안의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사례는 21대 20건, 22대 6건이다.
임 의원은 "입법 활동은 국회의원의 제1책무이며 평상시 현안에 대한 관심과 전문성을 입증하는 가장 객관적인 척도"라며 "소관 분야의 입법 실적이 전무한데 대통령실이 후보자의 전문성과 적합성을 충분히 검증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사청문준비단은 "성평등부 관련 입법 활동이 없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 용 후보자가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스토킹 피해자보호명령제도를 도입하는 스토킹처벌법 개정안, 친밀관계폭력 행위자에게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하는 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 육아·돌봄지원제도 사용권을 강화하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용 후보자가 지난 7월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찬성한 점도 쟁점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성폭력 피해자와 법 취약자들이 호소했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앞장서서 주장한 인사가 어떻게 약자의 안전권을 보장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용 후보자는 "여성분들의 우려가 많으신 것을 저도 알고 있다"며 "새롭게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를 담당하는 전담 부서가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보완수사나 재수사 과정에서 권익을 침해받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고 관련 부처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를 두 번, 그것도 위성정당으로 했고 의원직도 그만두지 않겠다고 하는 상황"이라며 "행정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2030세대를 잡기 위한 카드로는 오히려 역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 지도부와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적이어서 후보자를 지키려는 힘이 떨어졌다"며 "자진 사퇴를 기다린 뒤 그렇지 않으면 지명 철회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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