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직후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에 선을 그었다. 다만 국회의원 시절 공소취소 운동을 주도했던 만큼 인사청문회에서는 당시 입장과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식약처 청탁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관련 헌법소원이 진행 중이어서 이해충돌 문제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3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와 관련해 "국회의원으로서는 불법적인 수사에 의해 조작된 기소는 국가가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국민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면서도 "장관 후보자로서는 법과 원칙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서 공소취소를 할 직접적인 권한도 없고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월 출범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모임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정치검찰의 조작기소'로 규정하며 공소취소를 요구했고 김 후보자 역시 지난 1월 "정치검찰이 조작 기소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은 지금 당장 공소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과거 행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한 뒤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의 주체는 검사로, 법무부 장관이 직접 공소를 취소할 수는 없다. 다만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감독할 수 있다.

김 후보자로서는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취임 후 지휘권을 행사해 공소취소를 추진하거나 실제 공소취소가 이뤄질 경우 법무행정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지금처럼 공소취소에 거리를 둔다면 의원 시절 자신이 앞장서 요구했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는 점에서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앞줄 가운데) 상임대표와 김승원(앞줄 왼쪽 첫번째) 공동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2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임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공소취소의 대상이 이 대통령만이 아니라 억울한 기소로 피해를 입은 국민 전체라는 차원에서 김 후보자가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자신의 사건을 취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생기면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을 수 있는 만큼 당에서도 그런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조항을 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이 문제가 오래 끌 쟁점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후보자 본인의 '식약처 청탁 의혹'도 또 다른 쟁점이다. 서울서부지검은 제약업체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김 후보자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한 뒤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임상시험 승인을 앞당겨 달라는 요청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관련 업무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제넨셀의 임상시험 계획은 약 2주 뒤 승인됐고 브로커 역할을 한 인물은 업체 측에 김 후보자에게 500만원을 후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실제 후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특혜나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며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야권은 로비 의혹 규명과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기소유예 처분 취소 헌법소원에서는 해당 처분을 한 검사가 피청구인이 된다. 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자신이 청구인인 사건의 상대방 검사가 속한 검찰 조직의 최고 감독자가 되는 셈이다. 다만 김 후보자는 이날도 의혹을 적극 반박하며 억울함을 끝까지 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2021년부터 검찰이 3년간 검사 10여명을 동원해 수사했지만 부정한 청탁으로 보기 어렵고 임상 승인 과정에서도 특혜나 편의 제공, 절차 생략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무혐의를 했어야 마땅한데 후원 방법을 소개해줬다는 이유로 기소유예를 한 것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통해 억울함을 끝까지 풀고 싶다"고 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밖에도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재임 당시 당직자 급여 일부를 특정 계좌로 돌려받았다는 이른바 '급여 페이백' 의혹과 관련해 당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논란이 인사청문회의 주요 공방 소재가 되더라도 임명 자체를 좌우할 정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논란은 되겠지만 이를 근거로 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정도가 되긴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최종 임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이 가능한 현행 구조상 청문회 논란이 실제 임명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