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중점학교로 운동부를 육성해 온 안동의 한 고등학교가 학과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운동부 운영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황재윤 기자



경북 안동의 한 직업계 고등학교가 운동부 학생들이 수업과 전문훈련을 병행할 수 있도록 운영해 온 체육중점 과정을 오는 2030년을 전후해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조성된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인조잔디 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모듈러 임시교실을 설치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면서 공공재원 중복투자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3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이 학교에는 축구·야구·배구부가 운영되고 있으며 축구부의 경우 1~3학년을 합쳐 약 52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학과 재구조화 과정에서 체육중점 과정이 축소 또는 폐지되더라도 운동부 자체는 유지하고, 운동부 학생들을 향후 새롭게 개편되는 직업계 학과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중점 과정은 운동부 학생들이 정규수업과 전문훈련을 병행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하지만 체육중점 과정이 축소되거나 없어질 경우 운동부 학생들도 일반 직업계 학과에 소속돼 해당 학과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훈련에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이 경우 전문선수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충분한 훈련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 측 관계자는 "직업계 학과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한 뒤 남는 시간에 운동하도록 한다면 전문선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불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며 "형식적으로 운동부를 유지하더라도 훈련 여건이 악화되면 선수 모집 감소와 팀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논란은 학교 시설 투자 문제로도 확대되고 있다. 학교는 그린스마트스쿨 개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조성된 지 약 4년 된 인조잔디 운동장을 철거하고 해당 부지에 모듈러 임시교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수년 전 공공재원을 투입해 조성한 운동장을 불과 몇 년 만에 다시 철거한다면 기존 체육시설 투자와 그린스마트스쿨 개축사업 사이의 연계성과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지난 2016년 다른 학교의 축구부를 인수한 뒤 운동부를 운영해 온 만큼 당시 축구부 인수 취지와 중·장기 운영계획도 현재 추진 중인 학과 재구조화와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체육중점 과정을 축소하면서 운동부 학생들을 일반 직업계 학과에 분산 배치할 경우 당시 축구부 인수와 체육시설 투자 취지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교와 교육당국의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육계 관계자 A씨는 <동행미디어 시대>에 "인조잔디 운동장과 운동부 숙소 등 공공재원이 투입된 시설에 대해서는 당시 교부 조건과 의무사용 기간, 용도변경 및 처분 제한 여부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지원금 반환이나 환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경북도교육청 차원에서 관련 사업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